[금호석유 경영분쟁④] 박철완 상무 해임..."충실 의무 위반 VS 폐쇄적 문화"
[금호석유 경영분쟁④] 박철완 상무 해임..."충실 의무 위반 VS 폐쇄적 문화"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3.3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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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찬구 회장, 박철완 상무ㅣ사진=금호석유화학, 연합뉴스
왼쪽부터 박찬구 회장, 박철완 상무ㅣ사진=금호석유화학, 연합뉴스

'조카의 난'으로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과 표 대결을 펼친 박철완 상무가 해임됐다.

31일 금호석유화학은 "박철완 상무는 해외고무영업 담당 임원으로서 회사에 대한 충실 의무를 위반해 관련 규정에 의거해 위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상무는 주총에서 사측의 무리한 투자 등을 비판하며 고배당과 이사회의 변화 등 주주제안을 했지만 표대결에서 '완패'를 당한 바 있다.

다만, 박 상무는 주총 이후에도 입장문을 내고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회사 측의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등을 바로잡기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박찬구 회장이 불법취업 상태에서 51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하는 것 역시 회사의 임직원들과 모든 주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박 회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사측은 주총이 끝나고 박 상무가 스스로 회사에서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다만, 박 상무가 퇴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계약 해지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에도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개인 최대주주이자 임원으로서 진정성을 갖고 제안한 내용들을 사측이 '부적절한 방식'이라고 단정짓고 사전에 어떠한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했다"며 "폐쇄적인 문화와 거버넌스에 큰 개혁이 필요하다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닌데 사측이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하며 퇴임시켜 유감"이라며 "회사가 주총에서 그룹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한 약속은 단순히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상무는 "앞으로도 모든 주주들과 소통하며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하는 회사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