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 경영분쟁③] 박찬구 회장 완승...박철완 "주주가체 제고 노력 이어갈 것"
[금호석유 경영분쟁③] 박찬구 회장 완승...박철완 "주주가체 제고 노력 이어갈 것"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3.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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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난'으로 주목받았던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측의 완승으로 끝이났다.

26일 금호석유화학이 주주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박철완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요 안건에서 박 회장 측이 승리했다.

다만, 박철완 상무는 주총 후 입장문을 통해 "사내이사 안건 부결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금호석화 이사회에 대한 견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히며 지속적인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다.

왼쪽부터 박찬구 회장, 박철완 상무ㅣ사진=금호석유, 연합뉴스
왼쪽부터 박찬구 회장, 박철완 상무ㅣ사진=금호석유, 연합뉴스

■ 박찬구 "주주 성원 감사...주주가치 향상에 매진"

이날 금호석유의 주총에는 대리인 위임을 포함해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의 80.2%가 참여했다.

우선, 가장 뜨거운 감자였던 사내이사 건과 관련해 박 회장 측이 완승을 거뒀다. 박 회장 측이 추천한 백종훈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64%의 찬성률로 가결된 반면, 박 상무 선임 안건은 사측 안건 득표에 밀려 부결됐다.

또 배당과 관련한 안건에서도 박 회장 측의 안건이 통과됐다. 박 회장 측은 보통주 4200원을 제시해 64.4%의 찬성률을 받았고, 박철완 상무의 배당안 보통주 1만1000원은 찬성률 35.6%에 그쳤다.

이외에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도 박 회장 측이 추천한 황이석 후보가 찬성률 69.3%를 획득하며 가결됐다. 박 상무 측이 추천한 이병남 후보는 30.5%의 찬성률을 얻었다.

한편,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안건에서는 사측과 박 상무 측의 안건 모두 부결됐다. 이 밖에 이사회 내 내부거래위원회 등 위원회 설치 안건에서도 사측 안건이 통과됐다.

박찬구 회장은 "주주들의 성원에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저를 비롯한 우리 임직원들은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ESG 강화를 통해 주주가치 향상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금호석유화학
사진=금호석유화학

■ 박철완 "주총 결과 아쉬워...주주가치 제고 이어가겠다"

박철완 상무는 주총 결과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향후 지속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계속 지적해 온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주제안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며 주주로서 회사에 일정부분을 기여하고자 하는 정당한 주주권리의 행사"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 상무는 이번 주주 제안과 관련해서도 건전한 주주문화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또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 아쉬움을 밝혔다.

박 상무는 “전세계적으로 ESG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데, 국민연금이 현 주요 경영진의 배임 등 법적 책임, 불법취업 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박찬구 회장이 불법취업 상태에서 51억원이 넘는 연봉을 수령하는 것 역시 회사의 임직원들과 모든 주주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앞으로도 동료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민주적인 공론 과정을 거쳐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