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중장기비전②] '경영권 방어' 총력...조현민 사내이사 선임은 무산
[㈜한진 중장기비전②] '경영권 방어' 총력...조현민 사내이사 선임은 무산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3.18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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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인천공항 복합물류센터 ‘GDC’ 전경 ㅣ 한진
㈜한진 인천공항 복합물류센터 ‘GDC’ 전경 ㅣ 한진

한진은 재무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경영목표를 깜짝 발표하는 등 이번 정기주총에서 본격화할 HYK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진은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사 최대 정원 증원, 집중 투표제 도입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 조현민 이사 선임안 미상정...HYK, 가처분 신청 취하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미 예정된 수순으로 여겨졌던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공시에 따르면 한진은 이번 주총에서 조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말 HYK는 조현민 부사장의 승진을 지목하며 "재벌 일가의 폐쇄적 경영에 대한 감독을 위해 주주 제안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발언은 HYK가 조 부사장의 이사진 선임을 반대하는 의도로 해석되며, 지난달 HYK가 서울중앙지법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도 한진 측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앞서 HYK는 2020년 12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을 한진 이사회에 보낸데 이어 올해 2월에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제안을 주주총회 의안으로 상정해 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다만, 이번 주총에서 HYK의 주주제안에 따라 정관 변경 등 안건이 상정된 만큼 가처분 신청은 취하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 한진, HYK 주주제안 주총안건으로 상정...표 대결 '불가피'

한진이 HYK파트너스의 주주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이에 따른 안건들이 이번 주총에 상정됐다. 이에 이사 최대 정원 증원 등 해당 안건들의 통과를 두고 표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심은 이사 최대 정원을 기존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고, 2명 이상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집중투표제를 적용한다는 것, 중간배당제 도입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관 변경의 건 등이다. 

또 HYK는 김현겸 한국클라우드 대표를 사외이사로, 한우제 HYK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내용을 제안했는데 이날 모두 안건으로 상정되어 표결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진이 이번 정기 주총에서 상정한 안건은 ▲이사 최대 정원 증원 ▲이사의 결격 사유 규정 신설 ▲감사위원회 구성 관련 변경 ▲전자투표제 도입 ▲중간배당제도 도입 ▲집중투표제 채택 등이다.

앞서 HYK 측 주주제안에는 △상법 개정안 반영을 위한 정관 개정 △이사회 참여를 위한 사외이사 선임 △배당 확대 등이 담겼다. 

한진은 지난 17일 발표한 중장기 경영전략 '비전 2025'에서 HYK 주주제안에 대응하는 계획을 내놓으며, 주총에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세부 내용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현 거버넌스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안전위원회 신설 및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운영평가 도입을 검토하는 등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또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배당수준을 상향 조정하고 주주소통과 기업정보 공개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시했으며, 2021년에는 자사주를 매입하고 중장기 배당 정책 마련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평가 항목별 대응을 강화해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제고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칼(지분율 23.62%)이며, HYK는 9.7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GS홈쇼핑이 6.62%, 국민연금이 6.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46%는 소액주주와 기관투자자 등이 보유하고 있다.

즉 회사 측 우호 지분은 모회사 한진칼을 포함해 27.45%다. 반면 HYK 지분은 9.79% 수준으로 국민연금을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불리한 수치다. 이에 45%를 차지하는 소액주주 표의 행방이 HYK의 이사회 입성을 결정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