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發  땅투기파장] 변창흠 국토장관 결국 퇴진..."시한부 장관" 
[LH發  땅투기파장] 변창흠 국토장관 결국 퇴진..."시한부 장관"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3.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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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장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12일 사의를 표명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에 책임을 지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장관에 임명된 지 74일만이다. 문대통령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수용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등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에 따른 민심의 분노지수가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어쩔 수 없이 꺼내든 카드로 보인다. 

문대통령은 다만 "2·4 대책의 차질 없는 추진이 매우 중요하다.  변 장관 주도로 추진한 공공주도형 공급대책과 관련된 입법의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청와대관계자는 이에대해 "지금 투기에 대한 조사 및 수사가 진행중이나 공급대책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기초 작업을 끝내고 퇴임하라는 뜻"이라고 전했다. 사의는 수리됐지만, '시한부 장관'으로 한달여 기간만 업무를 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변 장관의 후임장관은 4·7 재보선 전후에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변 장관의 사의를 시한부로 수용한 것"이라며 "여러 공급 일정을 감안하면 4월 재보선 쯤 후임 인사가 날 것 같다"라고 했다.

여야, 엇갈린 대응책

더불어민주당은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민주당은 2·4 부동산 공급정책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입법과 실행계획에서 반드시 구체적 성과가 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책임지라는 민심을 따른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국민들이 인정할 때까지 투기 근절, 재발 방지, 불법이익 환수를 위한 대책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했다.  배준영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야당의 변 장관 해임 요구를 이제야 수용하니 만시지탄"이라고 말했다. 배 대변인은 "LH의, LH에 의한, LH를 위한 2·4 대책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 '변창흠표 공급대책'은 효력을 다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람 한 명 교체한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사과와 함께 전면적인 국정 쇄신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사의를 표명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2·4 대책의 입법 기초작업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사실상 유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서면논평에서 "문 대통령이 지켜야 할 것은 변 장관도, 2·4 주택공급 대책도 아니다. 국민의 삶을 지켜야 한다"며 "LH 투기사태로 국민 분노가 커지는데, 정부의 책임있는 모습이 일절 나오지 않고 있다.  변 장관의 사실상 유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한동안 공석 불가피할듯 

LH 땅투기 사태를 수습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자리가 한동안 공석이 될 전망이다. 변 장관이 '시한부 장관'이 돼 버린 처지에 그가 차기 LH 사장 후보를 제청하는 것이 어색해졌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후보자에 대해 LH 임원추천위원회에 재추천을 요구하겠다고 12일 밝혔다.

최근 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서 차기 LH 사장 명단을 만들어 국토부로 넘겼고, 국토부는 이를 검토 중이었다. 

그동안 차기 LH 사장 후보로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 전 사장이자 현 직무대행이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김 대행은 2018년부터 3년 동안 SH 사장을 맡아 문재인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과 공공 재개발·재건축, 지분 적립형 주택 제도 등을 추진했던 만큼 차기 LH 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LH 사태를 계기로 자산가인 김 대행을 LH 사장으로 앉히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가 수십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LH의 '해체수준의 환골탈태'와 총체적인 개선 방안을 강구 중이다. 

LH에 대한 대수술을 먼저 하고 나서 완전히 새로워진 LH에 차기 사장을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 ㅣ 연합뉴스

■LH 고위간부 경기 분당서 투신…술렁이는 LH직원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2일 고위 간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자 동요하는 직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LH 전북본부장을 지낸 A(56)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지역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가 이번 투기 사건에 연루된 것 아니냐는 말들이 흘러나왔다. 

LH는 이와관련, "A씨와 관련한 투기 정황은 확인된 게 없다. 다만, 이번 투기 의혹에 전북본부 직원들이 다수 연루된 것에 책임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전날 정부합동조사단이 발표한 LH 투기 의심자 20명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투기 의혹 수사대상자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변창흠 전 사장이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수장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를 맞아 조직을 추스를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