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유경제②] 달라진 '공유모빌리티'의 가치 : 도시계획이 바뀐다
[글로벌 공유경제②] 달라진 '공유모빌리티'의 가치 : 도시계획이 바뀐다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1.02.27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이크로모빌리티’가 각광받는 이유 
출처: TC
출처: TC

세계 곳곳에서는 팬데믹의 여파로 인해 도시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최근 유럽의 몇몇 도시들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성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봉쇄가 끝난 후 교통량이 갑자기 증가하여 혼잡이 야기되지 않도록 도시 교통환경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마이크로모빌리티'와 '지역상권'이 새로운 도시재생 솔루션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자전거나 킥보드 등의 이륜구동 차와 보행에 적합한 도시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유럽 대표 도시 중 하나인 프랑스 파리와 스페인 카탈루냐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 '15분의 도시' 파리, 자전거나 보도로 15분만에 사회인프라 접근 가능

매년 파리에서는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아 조기 사망하는 인원이 대략 2,500명에 달한다. 대부분의 다른 유럽도시들과 마찬가지로 대기오염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교통'이다. 파리는 지난 이십년간 교통혼잡과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시도해왔고, 그 결과 대기오염 수준은 조금씩 완화되어 왔다.

가장 중점을 둔 정책은 바로 '차량 줄이기'다. 아주 오랜 시간 차량혼잡으로 골머리를 앓아온 파리 시는 20여년 전 당시 차량 운전자들의 반발 속에서 '버스 전용차로'를 도입했고, 약 5년 전인 2016년에는 센(Seine)강 우측 강변에 차로 진입을 아예 금지하고 자전거 도로를 만들었다. 1년 만에 자전거 이용량은 50% 늘었고, 수십년 만에 파리 시내 차량이용량이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 파리시 공공자전거 '벨리브' 폭발적인 성과 

파리시는 앞으로 차량도로를 더 많이 폐쇄하고 자전거 및 보행 인프라를 확대해나갈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파리를 '15분의 도시(Ville Du Quart D’Heure)'라고 명명하며, 상점부터 공원, 체육시설, 병원, 학교 등 사회 인프라 시설에 보도나 자전거로 15분 만에 접근 가능한 도시를 그리고 있다.

자전거나 킥보드 등 마이크로모빌리티가 이용되기 용이하며 그에 대해 우호적인 환경이다보니, 파리시는 '공유 모빌리티 실험실'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여러 공공 기관 또는 사적 기업이 공유자전거나 킥보드 등의 서비스를 출시할 때, 유럽에서 가장 먼저 찾는 도시 중 하나가 바로 파리시다. 실제로 파리시의 공공자전거 서비스인 '벨리브(Velib')'는 지난 2007년 도입된 이래 파리 도시환경에 매우 큰 영향을 미쳤으며, 출시된 지 몇 년 되지 않아 하루 10만 회 이상 이용되며 파리 필수 교통수단으로 거듭났다. 현재 벨리브의 정기 이용자 수는 40만 명이 넘으며, 대략 1만 5천 대의 자전거가 운용되고 있다. 

출처: TC
출처: TC

◼︎ 스페인 바르셀로나, '슈퍼블록' 지역 자동차 이용 어려워...자전거 이용 장려 

스페인 카탈루냐는 지난 2013년 자동차 중심의 도시에서 보행자를 우선하는 도시로 거듭난다는 내용을 담은 '신 도시 모빌리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카탈루냐 지역 주도시인 바르셀로나는 유럽에서 차량 밀집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교통혼잡'이 주요 도시 문제인 곳이다.

시에서 집계한 바에 따르면, 교통량으로 인한 대기오염은 매년 3,500명 가량을 조기 사망하게 만들었으며, 대기오염과 관련이 깊은 심폐질환으로 내원한 환자 수는 연간 1,800명, 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성인은 5,100명, 아이는 무려 3만 1,100명에 달한다. 또, 성인과 아이를 모두 합쳐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는 5만 4천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가로세로 400미터 규모 슈퍼블록, 차량 진입 어렵고 제한속도 엄격 적용 

시 당국은 시민들의 심각한 보건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행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야심찬 실험에 돌입했다. 바로 '슈퍼블록'. 바르셀로나 도시의 기본단위인 블록 9개를 하나로 묶은 슈퍼블록은 가로세로 각각 400m 규모로, 슈퍼블록으로 지정된 지역에는 차량 진입이 어렵다. 주민들의 차량이나 응급 상황, 혹은 공적인 이유로 이동해야 하는 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며, 다른 지역 제한속도의 5분의 1 수준인 제한속도도 적용된다. 주차 역시 지정된 공간에만 가능하다.

차량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기에는 굉장히 편리하다. 자전거를 포함한 마이크로모빌리티에 적합하게 디자인된 도시모델로, 슈퍼블록이 확대될 수록 차량은 줄어들고 자전거나 보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바르셀로나 시는 일부 구역에서만 시도해온 이 '슈퍼블록'을 앞으로 더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외 영국 런던이나 이탈리아 밀란 역시 유사한 도시변화를 시도 중이다. 차량 제한속도를 더욱 낮추고, 차로와 주차공간을 줄이는 대신 자전거 전용 도로를 늘리는 방향으로, 세부적인 조치는 다르나, 방향은 결국 '차'가 아닌 '사람'이 중심인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도시풍경의 변화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도 마이크로모빌리티에 더욱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즈트리뷴=문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