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SNS의 준엄한 경고 "착하게 살아라"
[기자수첩] SNS의 준엄한 경고 "착하게 살아라"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1.03.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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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남영 기자

배구계에서 촉발된 학교 폭력 미투(Me too)가 연예계에 이어 직장내 괴롭힘 폭로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일주일 사이에 축구선수 기성용부터 여자아이들의 수진, 이달의 소녀 츄, 배우 박혜수, 지수 등 가수와 배우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다. 

여태껏 경험해보지 않은 SNS 현상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사회적 지위에 오르려면 '착하게 살아야한다. 인성이 필수다'라는 점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 2021년의 SNS는 10년전, 20년전 당신의 과거를 엄중하게 꾸짖고 있는 셈이다. 

학교란 학생들에게 한 사회에서 성인으로서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식을 가르치는 공간이다.  

다만 학교 역할이 사회 규범과 윤리의식을 가르치는 목적보다 대학을 가기 위한 수단으로 기울어 진다면,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줄어들고 특히, 성인이 되어서도 직장내 괴롭힘을 주도하는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지난달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1.1%(5069명)로 2%(1만2192명)였던 전년보다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실태조사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학교 폭력이 줄어든 게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해당 조사 결과 전년 대비 집단 따돌림, 사이버폭력, 성폭력의 비중이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실제 등교일 수는 대부분 학년이 50일 이내에 그쳤고, 폭력 양상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이다.

이 가운데 최근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한 자살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최근 직장내 괴롭힘과 관련한 자살 사건도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달 25일 결혼을 앞둔 30대 해양경찰관이 근무처를 옮긴 지 얼마 안 돼 극단적 선택을 했고, 유족측이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사망이라며 호소하고 나선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시 소속 7급 공무원 A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A씨의 사망과 관련, 일각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는 말이 나왔다.  

직장내괴롭힘과 학교폭력은 많이 닮아있다. 시기와 공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청소년 시기 학교폭력이 훗날 직장내 괴롭힘으로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런 점에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엄중한 처벌론'이 등장하는 것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소년법은 피해자가 받는 고통에 비해 가해자는 청소년이라는 명분아래 '법'으로 보호를 하고 있다. 이런 가벼운 처벌이 일부 청소년에게 형사처벌 기능을 경시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론의 장도 필요하다. 

몇년전 '나의 아저씨' 라는 드라마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세상의 외면 속에서 자란 21살 소녀가 파견직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가운데 어른의 지혜를 갖춘 직장 상사를 만나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다. 

삭막한 직장 내에서 소녀의 약점을 알고 이슈로 만드는 어른들 사이에서 어른인 상사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 소녀를 사람으로 이해하고 대한다.

소녀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이었어요 4번 이상 잘해준 사람". 

상사는 직장 내 어른이다. 정부 차원의 엄충한 처벌과 함께 어느 집단이든 어른이 지혜를 갖추는 자세도 물론 필요하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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