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대신증권에 배당확대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단기차익 위한 꼼수?
[이슈분석] 대신증권에 배당확대 요구한 행동주의 펀드...단기차익 위한 꼼수?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3.03 23: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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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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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또다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다.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분으로 배당금 50% 확대와 이사보수 한도 삭감 등을 요구한 것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200원, 우선주 1250원 등 총 804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2019회계연도 배당금 대비 주당 200원씩 늘어난 금액이다.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47.2%로 기존 배당성향 가이드라인인 30~40%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규모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일명 '동학개미운동' 등의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2배 가까이 늘어난 점을 반영해 배당금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2392억원, 당기순이익 147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대비 각각 140%, 56.4% 증가한 수치다.

그동안 대신증권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 현금배당은 23년째 진행 중이며, 자사주는 지난 2년간 보통주 670만주, 우선주 35만주를 매입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는 "향후에도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배당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나갈 계획이고,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며, “금융투자업은 자본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만큼, 적정 배당을 통한 손익유보를 통해 자본을 키우고, 늘어난 자본으로 유망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는 대신증권의 주주환원 정책이 미흡하다며 보통주 1주당 2019회계연도 1000원 대비 50% 늘린 1500원의 배당금 지급과 함께 기존 100억원이었던 임원보수 한도를 50억원까지 낮추라고 요구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당 행동주의 펀드는 SC펀더멘털인 것으로 알려졌다. 

SC펀더멘털은 2019년에도 대신증권에 "전체 발행 주식 중 25.7%를 차지하는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아 주주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이 자사주를 소각해 주당 가치 증대 효과를 내야 한다"며, "특히 보통주보다 싸게 거래되는 우선주 매입·소각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SC펀더멘털은 지난 2016년 주주제안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GS홈쇼핑에 "배당금을 예정액(5200원)의 두 배 수준으로 늘리고 유통 주식의 10%를 자사주로 매입한 뒤 소각하라"는 주주제안을 요구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SC펀더멘털은 GS홈쇼핑 지분 2%를 보유한 주주라고 밝혔지만 임시 주주명부 확인 결과 요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안을 거둬들인 바 있다.

주주제안을 하려면 비상장법인의 경우 지분율 3%, 상장법인의 경우 자본금 1000억원 미만 기업은 1%, 그 이상 기업은 0.5%에 해당하는 주식을 최소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한다.

SC펀더멘털은 2015년 1월 현대·기아차 1차 밴더 부품사인 모토닉에 대해서도 배당 확대,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제안을 한 적이 있다. 이 때도 SC펀더멘털은 주주제안 요건에 미치지 못했지만 법원에 주주총회의안 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적 대응까지 나섰다. SC펀더멘털은 이후 부당성을 인정하며 주주제안을 철회했지만 모토닉은 주가 급등과 함께 주주총회가 차질을 빚는 등 골머리를 앓았다.

■ 시세 조종을 위한 꼼수?

SC펀더멘털이 요건도 갖추지 않은 채 주주제안을 한 뒤 철회하는 사례가 반복되자 일각에서는 단기 차익을 취하기 위한 시세 조종 행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C펀더멘털이 GS홈쇼핑에 주주제안을 했던 2016년 1월 말 16만원 초반대였던 GS홈쇼핑의 주가는 주주제안 소식이 알려진 2월 15일 이후 18만원대로 급등했다. 모토닉의 주가도 주주제안 전 1만2000원~1만30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지만 이후 1만4000원대로 상승했다.

증권업계는 헤지펀드와 대기업 계열사 간 주주총회 표 대결 및 주주제안 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가 상승했다고 해석했으며, SC펀더멘털은 이에 따라 상당한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금융감독원은 "SC펀더멘털이 주주제안 자격 미달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주주제안 내용을 발표해 주가를 부양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불공정거래 혐의로 조사에 착수했지만 무혐의로 종결됐다. SC펀더멘털 측이 "주주제안 과정에서 펀드 1곳이 누락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업무상 단순 실수"라고 해명한 것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요건이 충족되지 못한 채 주주제안이 가능했던 이유는 상법이 정한 지분율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주주명부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주주명부에는 연말 기준 주주 지분 현황만 확인이 가능하고, 기간별 주식 보유 현황 파악은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SC펀더멘털이 대신증권에 제안한 요구와 관련해, 대신증권의 지난해 호실적을 핑계로 무리하게 요구해 단기 차익을 취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며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편, 오는 19일 개최되는 대신증권 주주총회에서는 배당금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 안건이 회사안과 함께 상정될 예정이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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