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표현의 자유와 '징벌'책
[기자수첩] 표현의 자유와 '징벌'책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2.2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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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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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당은 언론사와 포털, SNS, 1인미디어 등에 대해 배상책임을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오는 3월 입법을 통해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고의적인 가짜뉴스와 악의적인 허위 정보들로부터 피해자를 구제하겠다는 게 주요 취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가짜뉴스·허위정보는 피해자와 공동체에 대한 명백한 폭력"이라고 규정하면서,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영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현재 언론이나 개인이 허위 정보를 유포해 명예훼손 등 피해를 입혔을 때 이에 대한 배상금이 너무 낮은 수준으로,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지불해야 할 배상금을 인상해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많은 채널이 등장한 현 상황에서, 다수에게 영향을 주는 메시지를 낼 때에 더욱 엄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타당하다.

다만 취지엔 공감하지만, 당장 징벌수위를 높여 적용하기엔 성급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먼저 아직 '고의적인 가짜뉴스'와 '악의적 허위정보'에 대한 판단이 모호하다는 점이 문제다. 명확한 기준이 없어 구체적 법률 정의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떤 잣대를 들이대야 할지 할지 미정이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자칫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적인 문제도 있다. 헌법에 명시된 기본적 권리 중 국민의 알권리와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 과거에 일반 국민들은 개인의 의견을 알리기 쉽지 않았고, 알아야 하는 정보도 통제 당했다. 하지만 최근 IT기술의 발달로 개인이 여러 채널을 활용해 의사를 밝힐 수 있게 되면서 더욱 '민주주의'의 개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시선이 많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변화다. 

세계적으로 다양한 시각을 존중하고 포용적 태도가 강조되는 이러한 상황에서 배상 수위를 높이는 징벌적 조치를 강화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다. 일부 가짜뉴스를 척결하겠다고 언론 및 개인이 가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빈대를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격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방향성에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정부를 심판하고 감시해야 할 진짜 주인 국민의 역할을 제한하는 것이기도 하다. '여론을 호도한다'며 SNS 등 개인 채널을 감시하는 중국을 우리는 자주 비난하지 않는가.

많은 논란이 있는 이번 입법에 대해 정부는 찬찬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각계각층과 논의한 뒤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아도 늦지 않다. 국민의 기본권이 직결된 문제인 만큼 신중히 가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진행하다 역효과를 내지 않도록 파장을 고려한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신을 '주사파'·'빨갱이' 등으로 지칭한 지만원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표현의 자유가 제 기능을 발휘하려면 숨 쉴 공간이 있어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해석하는 것도 새겨볼만한 대목이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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