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메리츠화재에 밀리는 현대해상...넘버2의 꿈?
[이슈진단] 메리츠화재에 밀리는 현대해상...넘버2의 꿈?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2.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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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일 현대해상 사장

현대해상이 손해보험업계의 2위권 경쟁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현대해상이 매출에서는 아직까지 업계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DB손해보험이 공격적인 영업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있다. 여기에 창사 이래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메리츠화재까지 바짝 추격하면서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보험사간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는데 영업 환경은 꾸준히 악화되는 상황이다. 연초 '수익 중심 경영'을 선언한 조용일 현대해상 사장의 어깨도 무거워지고 있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1% 증가한 17조 7102억원을 기록했다. 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의 매출액은 각각 14조698억원, 8조469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에서는 현대해상이 앞서고 있지만 순익에서는 뒤처지고 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319억원으로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7668억원), DB손보(5637억원), 메리츠화재(4318억원)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또 메리츠화재의 영업이익은 전년 3528억원 대비 무려 72.4% 증가하면서 6080억원을 거둔 반면 현대해상은 2868억원으로 27.5% 가량 후퇴했다. 결과적으로 현대해상은 업계 2위자리를 라이벌 DB손보에 내줬고, 메리츠화재에게 2년 내리 3위 자리를 마저 내줬다.

현대해상은 2018년 3위에서 2019년 4위로 한 단계 떨어졌고 지난해 메리츠화재에 또 밀려나면서 2년 연속 4위에 머물렀다.

그사이 현대해상과 DB손보 등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2019년 322억원의 순익 차이를 보였던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의 순익 차이는 지난해 무려 10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1년 사이 3배 이상 벌어졌다.

현대해상은 지난해 전년 대비 27.5% 감소한 28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와 DB손보, 메리츠화재는 각각 23.8%, 33.4%, 72.4% 증가하면서 업계에선 현대해상이 손익 개선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먼저 손해율이 높으면 보험영업이익에서 수익 창출에 지장을 주기에 손해율 개선이 선행적으로 이뤄져야한다. 보험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1%의 손해율 증가는 300억원 가량의 이익감소를 가져온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4%로 메리츠화재(81.9%)보다 3.5%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장기보험 손해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손해율은 87.2%인데 반해 메리츠화재와 DB손보는 각각 79.9%, 85.2%로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투자영업손익도 부진한 대목이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현대해상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채권 등 매각익 축소와 일부 자산들의 손상 인식 가능성을 반영해 투자이익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현대해상은 경쟁사를 뿌리치고 2위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를 의식하듯 조 사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수익 중심 경영 강화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조 사장은 “보험산업의 저성장, 수익성 저하, 자본규제 강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자 외형 중심의 성장이 아닌 수익 중심의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장기보험은 가치중심의 인(人)보험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고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 개선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