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대웅-메디톡스 '보톡스 합의'...앙금털고 협력모드 전환하나
[이슈진단] 대웅-메디톡스 '보톡스 합의'...앙금털고 협력모드 전환하나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2.2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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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균주를 둘러싼 분쟁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미국 ITC를 포함한 모든 법적 분쟁이 합의로 마무리되면서 6년간 지속된 다툼이 비로소 마침표를 찍게 될지 주목된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메디톡스와 파트너사인 엘러간(현 애브비),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는 "나보타의 미국 내 21개월간 판매 금지 결정을 내린 ITC 소송 및 지식재산권 소송에 대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에볼루스는 미국에서 나보타를 판매할 수 있게 됐으며, 메디톡스가 에볼루스를 상대로 제기한 미국 캘리포니아 소송도 철회될 예정이다.

이번 미국에서의 극적 합의로 일명 보톡스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양사 모두 실리를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의 내용이 공개되면서 에볼루스 주가는 72% 급등하기도 했다.

이번 합의로 메디톡스는 에볼루스의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또한 사업 불확실성 해소와 자금 유입으로 인한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큰 폭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3자 간 합의서에 따르면 미국과 미국 이외의 국가, 즉 ROW(캐나다, 유럽,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일본 등) 지역으로 계약 조건이 나뉘어 있다.

따라서 미국 내 나보타(미국 상품명 주보, Jeuveau) 판매와 관련해서는 선급금과 로열티를 2년 동안 앨러간과 메디톡스가 공유하게 된다. 그러나 ROW 국가에서의 나보타 판매에 대한 계약은 전적으로 메디톡스와의 내용이다.

■ 대웅제약, 미국 사업 리스크 해소...단, 국내 소송 불씨는 여전

나보타의 부활과 비용 감소로 올해 대웅제약의 실적 호조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ITC 소송으로 주보(Jeuveau) 판매가 주춤하며 나보타 수출은 전년 대비 10% 줄어든 3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인해 에볼루스향 출하 회복을 비롯해 태국, 브라질 등 신규 진출 국가로의 수출도 본격화되며 올해 나보타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에서의 다툼은 ITC 소송 당사자였던 대웅제약은 이번 합의에서 배제되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 간의 다툼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대웅제약 측은 합의에 대해 사전에 동의한 적 없으며, ITC 결정의 오류를 바로잡을 기회가 사라져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미국 내 사업상의 완전한 리스크 해소로 나보타 판매 재개의 기반이 마련된 것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ITC 판결 이후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에 항소를 제기했으며, 21개월 수입금지에 대한 긴급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 바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품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매출과 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많은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는 메디톡스를 상대로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