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연임 '청신호' 켜지다
[CEO] 하나금융 김정태 회장...연임 '청신호' 켜지다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2.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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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김정태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되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5일 회의를 통해 4명의 후보군을 발표했다. 내부 후보로는 김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 부행장이 후보에 올랐다.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 1월부터 내부 인사 9명, 외부 인사 5명 등 총 14명의 후보군(롱 리스트)을 정하고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왔으며, 이날 심층 평가를 거쳐 후보군을 압축했다.

회추위는 향후 이들 후보군을 상대로 심층면접 등을 통해 이달 안에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김정태 현 회장의 임기는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회추위는 주총 2주 전까지 최종 후보를 확정해야 하는 만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인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선 김 회장이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강점을 가진 만큼 이번 회추위 리스트에 포함된 것은 차기 회장 후보로 매우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당초 지난 2012년 3월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대외적으로 "4연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도 김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모드였다.  이는 유력한 차기 후보로 꼽히는 함 부회장이 법률리스크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과도 무관치않다. 

함 부회장은 채용 비리 사건에 관련, '문책 경고'를 받은 상황이다. 함 부회장은 징계효력 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수장들이 잇달아 하나금융 내부규정과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분위기는 달라졌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8일 윤석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김 회장의 4연임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사회 규정에 따른 것으로 본다"고 밝혀 당국의 개입 문제는 일단락됐다. 

 

성공적인 1, 2기 체제...3기체제 핵심은 글로벌·비은행 부문 강화

자료ㅣ하나금융지주
자료ㅣ하나금융지주

지난 2012년부터 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수장으로서 외환은행 인수와 조직 통합이라는 거대한 업적을 세움과 동시에 경여실적 개선에도 크게 이바지 했다. 2013년 9340억원으로 1조원 안팎이던 순익이 불과 4년 만에 두배 가량 늘어 지주사 설립 이후 최초 2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외환은행 인수합병(M&A)의 영향이다.

이후에도 하나금융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매년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2조6372억원의 순익을 시현하면서 또 한번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김 회장의 3기 체제 핵심은 해외시장 확대와 계열사간의 협업을 통한 비은행 강화였다. 이는 그룹의 중장기 전략을 고려해 설정된 중점추진과제다. 

지난해 3월에는 기존 사업부문제를 더욱 전문화하고 강화하기 위해 부회장직을 1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조직 재편을 단행했다. 김 회장은 신설되는 국내사업부문 부회장은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을 국외사업부문 부회장에는 이은형 전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을 선임했다. 이러한 김 회장의 조직개편으로 계열사들의 경영성적표는 크게 개선됐다.

그 결과 지난해 하나금투·캐피탈·카드의 순익은 4109억원, 1545억원, 177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6%, 174.4%, 64.5%나 증가해 비은행 부문 이익비중이 34.3%를 기록하면서 전년 24%대비 10.3%p 성장했다. 

이밖에도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인수를 통해 해외사업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은 BIDV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사업 부문 규모를 한층 더 확장 시켰다. 2019년 인수 당시 장부가 기준 하나은행 연결재무제표에 BIDV 관련 영업이익 6조591억원과 순이익 4341억원이 인식됐고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은 4조6542억원, 순이익은 2873억원으로 집계됐다.

김 회장은 2020년 신년사에서 "베트남 최대 국영상업은행인 BIDV 투자는 글로벌시장을 개척 하기 위한 새로운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오는 2025년까지 하나금융의 순익의 해외사업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해외사업 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21.7%다.

부산태생인 김 회장은 서울은행에 입사한뒤, 신한은행을 거쳤다. 이후  1992년 하나은행 창립멤버로 입행해 중소기업부장, 지방지역본부장, 가계고객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능력을 인정받은 김 회장은 2005년 하나금융 부사장,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 2008년 하나은행장을 거쳐 2012년 그룹 회장으로 선임됐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