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경주마, 그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③
스타 경주마, 그들의 근황이 궁금하다 ③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2.1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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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샘추위 한파가 몰아친 내륙과는 달리 말의 고장 제주도엔 봄의 싱그러움이 감돈다. 푸른 새싹이 돋은 경주마 목장엔 본격적인 교배시즌을 앞두고 새 생명을 맞을 준비가 활기차다. 21년 경주마 교배활동은 오는 20일 한국마사회 제주목장에서 열리는 ‘무사고 기원제’와 함께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다. 올해는 약 80두의 씨수말들이 약 2000두의 씨암말들과 교배활동에 접어들 예정이다.

‘혈통의 스포츠’로 불리는 ‘경마’에선 자연교배로 생산돼 8대 부모 계보까지 증명된 ‘서러브레드’품종만을 경주마로 인정한다. 부모의 운동능력이 자마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주에 데뷔하기 전부터 어린 말들의 가치는 혈통으로 좌우된다. 

과거 외산마에 비해 혈통적으로 열세에 있던 국산 경주마는 꾸준한 혈통개량을 통해 현재는 외산마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또한 국산 스타 경주마들은 경주를 넘어 교배산업 까지 무대를 넓히고 있다. 2018년 전체 중 5%에 그쳤던 국산 씨수말 교배는 2년 만에 11%를 넘어섰다. 현역 시절 외산마를 꺾고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던 ’파워블레이드, ‘트리플나인‘, ’경부대로‘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국산 씨수말로서 혈통을 이어가고 있다. 씨수말로 변신한 전설적 명마 3두의 교배준비와 근황을 살펴본다.

최초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 ㅣ 한국마사회
최초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 ㅣ 한국마사회

■한국 최초 통합 삼관마 ’파워블레이드‘, 내년도 첫 자마 데뷔 예정!

떡잎부터 남달랐던 ’파워블레이드‘는 데뷔 직후 2세때 브리더스컵 우승을 시작으로 3세때 삼관 시리즈인 KRA컵 마일(GⅡ, 1600m), 코리안더비(GⅠ, 1800m),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GⅡ,2000m) 석권으로 한국 최초의 통합 삼관마를 이뤄내며 현재까지도 유일무이한 존재로 남아있다. 4세때는 한국경마 최고의 경주 ‘그랑프리(GⅠ,2300m)’를 우승하며 왕좌에 올랐다. 또한 두바이월드컵 그레이드 대회에 출전해 국산마 최초로 입상하며 국산경주마의 저력을 해외에 알리기도 했다. 2019년 세상을 떠난 인기 씨수말 ‘메니피’의 혈통을 이어받아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준 ‘파워블레이드’가 씨수말로서 ‘메니피’의 명성과 혈통을 이어가리라는 기대가 크다.

2019년 6월 은퇴한 파워블레이드는 서귀포 정성목장으로 자리를 옮겨 교배를 시작해 지난해 세 마리의 자마를 배출했다. 본격적인 교배활동에 접어든 2020년에는 71회의 교배를 진행하며 교배두수 공동10위를 기록했다. 파워블레이드를 관리중인 정성목장의 김은범 대표는 “현역이라 해도 믿을만큼 좋은 컨디션을 유지중인 ‘파워블레이드’는 다행히 교배에 적극적이고 임신율도 높아 올해도 작년수준의 교배성과를 기대한다”며, “자마 모두 성장속도나 성품이 뛰어나 빠르면 올해 하반기 경매에 좋은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 수득상금 ‘트리플나인’, 올해 씨수말로 데뷔!

‘트리플나인’은 한국경마사상 역대 최대 수득상금 42억원의 주인공이다. 국산 최강마를 뽑는 대통령배(GⅠ,2000m)를 4년 연속 우승했을 뿐만 아니라, 18년도 그랑프리(GⅠ,2300m)등 총 일곱 번의 대상경주 우승에 빛나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경주마다. ‘파워블레이드’와 함께 2017년 두바이월드컵에도 도전하며 국산 경주마의 위상을 높였던 ‘트리플나인’은 챌린저팜에서 이광림 대표의 관리아래 씨수말로 데뷔한다. 

이광림 대표는 “데뷔 첫해이지만 교배문의가 상당히 많아 70두 정도 교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허나 말산업 전반의 경기가 좋지 않아 첫해 교배료를 낮게 책정할 수 밖에 없어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2017년 2월 9일 두바이 트리플나인 경주 출전 모습 ㅣ 한국마사회
2017년 2월 9일 두바이 트리플나인 경주 출전 모습 ㅣ 한국마사회

■시대의 명마 ‘경부대로’, 씨수말로도 탄탄대로!

최시대 기수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던 ‘경부대로’는 메니피의 자마로 2011년 데뷔 직후 ‘경남신문배(1200m,2세 한정)’ 우승하며 대표 2세마로 발돋움했다. 3세때도 ‘KRA컵마일(GⅡ, 1600m)’ 우승, ‘코리안더비(GⅠ, 1800m)’와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Ⅱ,2000m)’ 입상 등 꾸준한 우등생의 행보를 보여왔다. 경부대로의 실력은 5세에 꽃폈다. 2014년 2월 ‘부산일보배(1600m)’를 시작으로 ‘대통령배(GⅠ,2000m)’와 ‘그랑프리(GⅠ,2300m)’를 연거푸 우승하며 같은 해 연도대표마와 최우수국산마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2016년 씨수말로 전향한 첫해에만 52두를 생산하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2017년 탄생한 첫 자마 ‘라온여걸’이 2019년 데뷔와 함께 좋은 활약을 보이며 씨수말로서의 능력도 입증했다. 18-19년에도 각 42두 씩 교배하며 국산 씨수말중 가장 많은 교배 성적을 거뒀다. 경부대로의 자마들은 지난해까지 총 103두가 경주마로 데뷔해 총 8억원의 상금을 수득해오고 있다. 

또 다른 스타경주마 탄생을 바라는 경마팬들의 마음과는 달리 교배를 준비하는 생산농가들의 얼굴엔 그늘이 가득하다. 코로나19로 경마가 중단되자 경매 시장 역시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자식처럼 키운 경주마들이 데뷔를 앞두고도 제 주인을 찾아가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경영위기에 빠진 생산자들은 입을 모아 ‘경마 산업의 정상화’를 소망했다. 경주마들의 교배시즌이 꽃피는 봄의 도래를 알리듯 경마 산업에도 훈풍을 기대하고 있다.

2014년 그랑프리 우승하는 경부대로 ㅣ 한국마사회
2014년 그랑프리 우승하는 경부대로 ㅣ 한국마사회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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