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KB금융, 리딩금융 탈환...라임 충당금에 발목 잡힌 금융사
[실적분석] KB금융, 리딩금융 탈환...라임 충당금에 발목 잡힌 금융사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2.08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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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한·하나·우리금융 등이 라임 사태 충당금에 발목 잡혀있는 사이 KB금융이 3년 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을 탈환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저금리 기조 장기화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빚투(빚내서 투자), 열끌(영혼까지 끌어모음) 열풍에 힘입어 우리금융을 제외한 KB·신한·하나금융 모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20% 이내로 제한 요구에 따라 주당 배당금은 오히려 16~20%가량 줄었다.

KB, 3년 만에 '리딩금융' 탈환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조4552억원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3조4146억원보다 106억원 앞서면서 3년 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의 자리를 탈환했다.

두 회사의 순위가 엇갈린 결정적인 요인은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와 충당금 적립 등에 따른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에 연루되지 않아 충당금 부문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신한금융의 연간 충당금 적립액은 1조3906억원으로 KB금융보다 충당금을 3500억원 더 적립했다.

KB금융은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핵심이익 증가와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의 결실로 전년 대비 5.7% 증가한 3조4552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4분기 당기순이익은 5773억원으로 전분기 1조1666억원 대비 크게 감소했는데, 이는 희망퇴직비용(세후 약 2490억원)과 코로나19 관련 추가충당금(세후 약 1240억원)이 발생하고 지난 분기에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약 1450억원)을 인식했던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이러한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KB금융 관계자는 “2020년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침체로 은행의 수익성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으나 KB금융그룹은 은행의 견조한 대출성장에 기반해 이자이익이 꾸준히 확대되고 비은행 부문의 순수수료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등 은행과 비은행 부문의 균형있는 실적개선과 M&A를 통한 비유기적 성장의 결실로 견조한 이익체력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4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0.3%(111억원) 증가했다.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서도 그룹의 본원적 수익인 이자 부문 이익의 견조한 증가와 함께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 성장을 통해 지난 2014년부터 7년 연속 당기순이익 증가세를 이어갔다.

4분기 그룹 당기순이익은 일회성 비용 발생 등으로 인해 전분기 대비 59.4% 감소한 464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라임 등 투자상품 손실과 코로나19로부터 파생되는 불확실성을 최소화 하기 위한 추가 충당금을 적립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실행한 결과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실적의 주요 특징은 일관된 중장기 전략 실행에 기반한 안정적인 경상 수익 창출이 지속됐다는 점"이라며 "은행 부문은 시장금리 영향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 기조에도 불구하고 연초부터 이어온 견고한 자산 성장으로 지속 가능 성장 기반을 확보했고 비은행 부문 역시 비이자 중심의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추진을 통해 그룹 실적 개선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하면서 2조637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2457억원 대비 10.3% 증가한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비은행 부분의 이익비중이 34.3%로 전년 대비 10.3%p 증가하면서 양호한 성적표를 받았다. 계열사 별로 하나금융투자 4109억원(전년 대비 1306억원, 46.6% 증가), 하나캐피탈 1772억원(전년 대비 694억원, 64.5% 증가), 하나카드 1545억원(전년 대비 982억원, 174.4% 증가)등 이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를 대비한 선제적 충당금 및 사모펀드 관련 비용 인식, 특별퇴직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전사적인 비용감축 노력과 비은행 부문의 약진, 포트폴리오 및 영업채널 다변화에 힘입은 결과"라고 평가했다.

아직 실적 공개를 하지 않은 농협금융지주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1조46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8% 증가한 것과 4분기 대출과 주식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무난히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1조30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조8722억원 대비 30.2% 감소하면서 유일하게 웃지 못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한 순영업수익은 약 6조800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증권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악재로 작용했고 대손충당금도 7844억원을 적립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지난해는 견조한 성장과 함께 건전성을 개선시키며, 선제적 비용 적립으로 미래를 대비한 한 해였다”며 “올해는 영업력 강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과 적극적인 비용 관리로 본격화된 실적 턴어라운드는 물론, 지주 전환 3년차를 맞아 공고해진 그룹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중장기 발전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4대 금융그룹은 지난해 총 10조814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10조9959억원 대비 소폭(1816억원) 줄어든 규모지만 코로나19와 라임 사모펀드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 대출수요 증가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져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충격 속에서도 금융지주들이 역대급 실적을 시현한 데에는 대출 수요 급증의 영향이 컸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규제 강화로 인해 신용대출에 영끌 수요가 몰린데 더해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빚투 수요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작년 원화대출은 295조원으로 전년 269조원 대비 9.9% 늘었다. 신한은행도 225조원에서 249조원으로 10.6% 증가했다. 하나은행도 218조원에서 239조원으로 9.5% 불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순익이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220조원에서 241조원으로 9.8% 늘었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NIM 하락 폭은 연간 0.15%p 안팎에 머물렀다. 각 금융 그룹의 이자이익은 KB금융지주가 9조1968억원에서 9조7223억원으로 5.7%, 신한금융지주는 8조10억원에서 8조1550억원으로 1.9%, 하나금융지주는 5조7740억원에서 5조8140억원으로 0.7%, 우리금융지주 는 5조8940억원에서 5조9990억원으로 1.8%씩 늘었다.

아울러 주식시장 활황으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주식투자에 나서면서 각 금융 그룹 증권 계열사의 순수수료 수익 증가율 크게 늘었다. KB증권이 5804억에서 9168억원으로 58%, 신한금융투자가 5088억에서 7406억원으로 45.6%, 하나금융투자도 4120억에서 5345억원으로 29.7% 증가하면서 각 그룹 실적에 큰 공을 새웠다.

다만 이러한 역대급 실적을 시현했음에도 금융당국의 '배당성향 20% 이내' 권고안에 따라 금융그룹 대다수의 배당 성향은 전년 대비 낮아졌다.  아직 배당정책을 밝히지 않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을 제외하고 KB금융과 하나금융은 모두 배당성향을 20% 수준으로 낮췄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 4사의 이번 실적 공통점은 모두 예상보다 높은 코로나 예비성 충당금을 인식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신용리스크를 낮추고 미래비용의 감소로 이어지는 요인으로 2021년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2020년 줄어든 배당은 하반기 중 보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며 "이를 중간 배당으로 지급할 경우 금융지주별 2021년 배당수익률은 6.8~7.8%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KB금융은 예상 이상의 비경상 비용을 제외하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배당성향은 20%로 낮아졌으나 경기 하방이 제한적이라면 하반기 중 이번 배당 축소를 보전할 주주환원책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신한금융은 대규모 평가손실이 반영됨에 따라 이익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평가손실과 코로나19 충당금 적립은 선제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향후 환입 가능성도 상승했다는 판단"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비이자이익 호조와 예상보다 적은 비용 지출로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호실적 달성한 점이 긍정적"이라며 "NIM은 타사 대비 많이 하락했으나 이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특성 때문으로, 향후에는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기에 오히려 더 유리한 국면에 있다"고 평가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4분기 높은 대출 성장으로 NIM이 전분기 대비 0.04%p 하락했으나 최근 대출금리 인상 등 적극적으로 마진을 관리하고 있어 1분기 NIM은 상승 반전, 이익 성장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인수한 아주캐피탈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익에 반영, 전체 이익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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