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탄생, 셀트리온 '조건부' 허가 획득
[이슈]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탄생, 셀트리온 '조건부' 허가 획득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1.02.0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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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3상 임상 결과 제출 조건으로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 허가 결정
투여대상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로 한정, 허가 당일부터 사용 가능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CT-P59)
셀트리온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CT-P59)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CT-P59)가 국내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다만, 사용 범위가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성인 환자로 한정됐으며, 향후 3상 임상 결과 제출을 조건으로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셀트리온이 2020년 12월 29일에 허가 신청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여 대상은 60세 이상이거나 기저질환(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하나 이상)을 가진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환자에 한정됐다. '중등증'은 폐렴의 임상적 증상이 있거나 폐렴이 영상학적으로 관찰된 경우다. 중증 폐렴 환자는 제외된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브리핑에서 "경증 환자에 대한 투여는 원칙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면서도 "의료진의 판단에 의해 꼭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중화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개발도 신속, 허가도 신속"

셀트리온의 ‘렉키로나’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중화항체 치료제다. 

성인 체중 1kg당 40mg을 90분(±15분)간 정맥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렉키로나는 고위험군 경증에서 중등증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성인(18세 이상) 환자의 임상 증상 개선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렉키로나는 임상 2상에서 중증 환자로 발생할 확률이 위약군 대비 54% 감소하는 효과를 보였고, 폐렴을 동반한 50세 이상 중등증 환자군에서는 68%가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환자 회복 기간도 최소 3일에서 최대 6일까지 단축됐다. 치료군의 체내 바이러스농도 감소 속도도 위약군 대비 현저히 빨랐다.

통상 신약 개발은 수년에서 수십년이 소요되는데 셀트리온은 후보물질 발굴부터 동물실험, 임상1·2상 완료까지 단 1년만에 렉키로나주 개발에 성공했다. 이는 다른 질환에 이미 사용 중인 의약품을 이용해 개발 시간이 단축되는 '약물재창출'과는 다르다.

코로나19 치료제 심사 과정 ㅣ 식품의약품안전처

정부의 허가심사 절차 역시 신속하게 진행됐다. 통상 의약품 허가에는 약 6개월의 기간이 걸리는데 식약처는 코로나19 관련 치료제나 백신의 심사 기간을 40일 이내로 단축하기로 결정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29일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 신청을 접수했으며, 식약처는 법정 자문기구, 검증자문단, 최종점검위원회까지 3중 자문 절차를 거쳐 최종 허가 결정을 내렸다.

식약처는 향후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한편 향후 렉키로나주의 3상 임상시험이 충실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허가 후 신속한 공급을 위해 이미 10만명 투여가 가능한 분량의 렉키로나주 생산을 완료한 상태다.

또한 전세계 10여개 국가에서 1172명의 경증 및 중등증 환자 모집을 목표로 임상 3상에 들어갔다. 이를 통해 렉키로나주의 안정성을 재확인하고 유효성에 대해서도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허가 절차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직 환자를 모집 중인 상태로 정확한 3상 완료 시점을 예상할 수는 없으나, 식약처가 연말까지 3상 데이터 제출을 언급한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곧 상세한 임상결과 내용 및 국내외 공급 계획 등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