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역대 최대 공급' 25번째 주택정책...성난 민심 돌릴까
[이슈분석] '역대 최대 공급' 25번째 주택정책...성난 민심 돌릴까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2.05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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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ㅣ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고강도 대책을 꺼내 들고 본격적인 '부동산 잡기'에 나섰다. 서울 32만호를 포함해 전국 83만호를 공급, 파죽지세로 치솟는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4일 국토부 등 관련 부처 합동으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이라 명명된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장관 교체 후 처음 내놓는 해결책인 만큼, 공급 규모 측면에서 '역대급'이라는 평가다.

■투기억제→공급확대...방향 전환 재확인

정부는 이번 3080 정책에서 공격적인 목표치를 제시하며 주택 공급 확대방안을 제시했다.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입장이었던 정부가 도시정비사업까지 개입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공급 부족을 인정하고 확실히 방향 전환을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정권 초기부터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공급이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투기 억제와 대출 규제 등 수요억제 중심의 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그러다 계속된 대책 발표에도 집값이 잦아들지 않자, 지난해부터 도심내 공급 확대 방안을 추가하며 행로를 선회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도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13.6만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및 소규모 재개발 30.6만호, △공공택지 신규지정 약 26.3만호 등 공급책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 공급계획(32만호)만 놓고 봐도 서울 아파트 재고 170만호의 19%에 달하는 규모며, 기존 (주거복지로드맵·3기 신도시 포함 수도권 127만호) 계획에 이번 안(83만호)을 합하면 공급 총량은 200만호를 넘어간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정책의 큰 방향 전환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번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며 "특히 이번 정책에는 국토부·지자체·공공기관·협회 등 민간 사업자 간 주택공급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책 전환의 첫 발걸음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토지주와 조합원이 동의한다면, 사업성은 기존 민간보다 높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기대했다.

■업계, "환영...공공 주도 아쉽"

건설업계는 '공급 대폭 확대'라는 정책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이번에도 공공 주도의 정책에 치우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 사업 유형별로 보면,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과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은 각각 19.6만세대, 13.6만세대로 공공 주도 개발사업이 전체 공급 계획의 40%가량을 차지한다. 또한 정책명에서부터 ‘공공주도’를 넣어 강조하는 등 기존 조합이나 시행사, 건설사 대신 공공이 주도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하다는 반응이다.

16개 건설단체는 '2.4 주택공급 확대방안에 대한 공동 입장문'을 내고 200만 건설인과 함께 동참하겠다는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업계는 다만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과 같은 대규모 사업은 민간의 참여보다는 공공위주로 개발하도록 돼 있어 실효적인 주택공급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아쉽다"며 "앞으로 민간과 공공간의 소통과 협력의 과정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열매 연구원은 "일부 민간이 공동 시행으로 참여할 방법은 열어두고 있으나 민간 주도의 개발은 사실상 배제됐고, 공급 역시 민간 일반분양이 아닌 공공주택 중심"이라며 "공공주도에 집중함으로써 민간의 영역을 배제하고 공급주택 역시 공공주택으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용적률 상향 및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미부과 등 인센티브는 매력적이나, LH·SH에 사업 시행권을 맡기고 수 년 후 공공주택을 받는 사업에 얼마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속도'...성난 민심 달랠까 

또 다른 관심사는 '얼마나 빨리 공급할 수 있느냐'에 쏠려 있다. 이번 공급 확대 정책 중 가장 높은 목표치는 공공 재건축·재개발에 세워져 있는데, 이는 공공이 조합원 대신 사업의 주체로 나서 다수의 재건축 대기 물량을 단시간 내 공급하겠다는 해결책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책 역시 민간의 참여를 전제로 한 만큼,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토지 소유자나 조합의 사업 참여 여부가 가장 중요한데, 예상 기대치를 맞출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토부 산정하고 있는 기대 참여율은 공급가용물량 111만세대 대비 공급물량 13.6만세대 기준으로, 전국 12.3%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에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 계획만으로는 실제 공급이 언제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가장 비중이 큰 공공 주도 개발사업의 경우 토지 소유자 및 조합원의 참여가 우선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인센티브의 제공과 함께 공공 기업이 참여하는 사업에 대한 신뢰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연구원도 "이번 대책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한 것으로, 얼마나 속도를 내서 실제 물량이 시장에 또 얼마나 빠르게 공급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공공주도의 공급물량이 실제 공급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의 집값 상승세와 전셋값 급등세를 막기에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ㅣ연합뉴스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단순히 정책 발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서정 SK증권 연구원은 "△민간 토지주들의 실참여율 및 수요자들이 원하는 입지 선정, △계획 현실화를 위한 세부 계획 마련 등 불확실성 요소 등이 구체화 되고, △중장기 공급확대에 대한 신뢰가 쌓인 후에 주택가격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획대로 공급이 빠르게 이루어지기 위해선 법령 개정이나 세부시행방안 마련 같은 후속조치가 신속하게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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