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토스뱅크 참전에 달아오르는 '인터넷은행 삼국지' 생존전략은
[이슈진단] 토스뱅크 참전에 달아오르는 '인터넷은행 삼국지' 생존전략은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2.0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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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가 정식 출범을 예고하면서 인터넷은행 삼국지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현재 인터넷은행 시장은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뱅크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1월 본인가 신청서를 제출을 마치고 금융당국의 자본금·자금조달방안, 대주주·주주구성계획, 사업계획 등 기준에 따라 심사 후 3월 본인가 취득해 7월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인해 비대면이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금융권의 메기가 이제는 몸집을 키워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금융고래로 발돋움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대규모 인력 확충...시중은행과 엇갈린 행보

연초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슬림화를 진행 중인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파격적인 보수와 조건을 내세우면서 대규모 인력 확충으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세자릿 수의 대규모 경력직 채용을 시작했다. 모집 분야는 ▲금융IT 개발 ▲서버 개발 ▲리스크 ▲비즈니스 ▲서비스기획 ▲준법감시 ▲감사 ▲고객서비스 등 8개 분야 43개 직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임직원수가 총 86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채용으로 1000여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카카오뱅크는 오는 3월 개발자 경력 공채도 진행한다.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중금리대출 확대 등 혁신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인력 확충으로 풀이된다.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토스뱅크는 현재 58개 직군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세부적으로 ▲코어뱅킹 개발 ▲데이터 ▲비즈니스 등 17개 직무에서 실시하고 있다. 또 토스 전 계열사는 올해 1분기를 '대규모 채용 기간'으로 지정하고 오는 3월까지 약 330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분야별로는 개발 직군 120명, 비개발 직군 210명을 채용한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영입 조건이다. 토스는 전 직군 정규직 입사자에게 최대 1.5배 연봉을 제시했고 1억원 가치의 스톡옵션을 부여해 왔던 기존 토스의 보상 정책은 오는 3월까지 유지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전 직원 대상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 지급은 이례적인 일일 것이나 이는 인터넷은행 초기 준비 과정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IT기반 모바일 은행으로서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갖춘 의미 있는 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토스 5개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780명으로 5년 전과 비교해 무려 12배 가까이 몸집이 커졌다. 특히 지난해 한 해에만 전체 조직 규모가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올해 모바일증권과 인터넷은행 출범을 통해 전통 금융이라고 여기던 영역까지 고객 중심의 모바일 금융 서비스로 완전히 탈바꿈 할 것"이라며 “금융 서비스 대통합을 함께 이뤄갈 인재를 꾸준히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인데 현재까지 직원 규모는 약 370여명 정도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사업의 진행상황, 신상품서비스 출시, 고도화 등을 감안해서 올해도 수시로 인력 충원할 예정"이라며 "올해는 지난해 흥행했던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중금리 대출 활성화와 기존 상품들의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 플랫폼 경쟁 과열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다르게 오프라인 지점 없이 비대면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든 업무를 처리하기에 플랫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승패여부는 과연 누가 얼마나 빠르게 고객들의 편의와 니즈를 파악해 모바일 플랫폼을 제공하느냐에 달렸다.

카카오뱅크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고객과 소통을 통한 '관계형 금융'으로 기존의 딱딱한 뱅킹앱을 탈피하고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첫 화면 잔액 노출, 컬러 선택, 저금통, 모임통장, 26주 적금, 10대 전용 카카오뱅크 mini 등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 앱 첫 화면에서는 앱 화면의 컬러와 메뉴 노출 순서, 잔액 등을 고객이 원하는대로 설정이 가능하고 이체와 카드신청 버튼이 바로 자리잡고 있어 쉽고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상품·서비스 메뉴는 예적금, 대출, 서비스, 제휴, mini로 이뤄져있어 원하는 서비스로 바로 접근이 가능하다.

상품 구성도 기존 은행과는 다르다. 카카오톡의 초대와 공유 기능을 활용해 동아리, 동호회 등과 같은 모임의 회비를 편리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는 '모임통장', 비상시를 대비한 '비상금대출', 간편 해외송금, 천원으로 시작하는 해외 주식투자 등의 기존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ㅣ카카오뱅크

케이뱅크는 지난 1월 4일 UI·UX(사용자 환경 및 경험)을 개선해 편의성을 제공하고 앱의 개방성을 높였다. 고객이 케이뱅크 타 금융기관 계좌 조회·이체를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케이뱅크 앱은 고객이 자신의 편의에 맞춰 계좌 조회화면 스크롤 방식을 세로·가로 두 가지 중 하나로 고를 수 있고 은행 및 계좌 정렬 순서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자주 사용하는 계좌를 앱 상단에 표시하거나 계좌 별로 이름을 설정해 정리하는 등 고객 편의에 따라 첫 화면을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상품 구성은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가지 수를 줄이는 대신 원하는 상품들로 심플하게 구성했다. 연 최고 10% 금리의 ‘핫딜적금X우리카드’, 연 최고 5% 금리의 ‘코드K 자유적금’과 최저 연 1.6% 금리의 '아파트담보대출' 등 고금리 예적금과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고객을 유입하고 있다.

사진ㅣ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오는 7월 출범 예정으로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지난 2015년 휴대폰 번호만으로 이체가 가능한 간편송금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토스는 아직 인터넷은행 출범 이전이지만 자사 플랫폼을 통해 무려 40개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상품 위주의 구성이 아닌 개인별 자산관리에 있다는 점이 다른 플랫폼들과의 차별화된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고객의 소비패턴과 생활패턴, 대출 잔액, 보험 현황, 등을 통해 누구나 토스 하나로 종합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출범하는 토스증권과 토스뱅크를 더해 완벽한 종합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사진ㅣ토스
사진ㅣ토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종합 금융플랫폼사업은 향후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사업모델로서 기업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신뢰도나 브랜드이미지, 자산규모 면에선 시중은행과 경쟁이 어렵지만 모바일 환경에선 상황이 다르다”면서 “중요한건 사업 진출 초기에 누가 먼저, 사용자 입장에서 편안한 UI·UX화면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 출범으로 인해 시장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시장이 커지면 그만큼 파이가 커지는 것으로 업계 전반에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