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플랫폼과 미래-2] 공유경제의 축-①공유부동산
[공유 플랫폼과 미래-2] 공유경제의 축-①공유부동산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2.07 13: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 gettyimagesbank

공유경제는 한 사람이 단순 소유하던 재화와 서비스를 여럿이 함께 사용해 가치를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총칭한다. 여기서 공유는 개인 간 교환과 대여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이다.  

이중 집, 사무실 등 생활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 부동산'은 가장 보편적인 공유경제 형태다. 특히 빈집과 빈 가게 등 남는 잉여·유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사회의 문제이기도 한데, '개발 포화상태'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는 변화된 환경에도 부합한다.

이런 사회적 변화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공간의 사용권을 나눠 사용하거나, 다수가 동시 다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는 유휴 자원과 공간을 활용한다는 경제적 가치 외에도 지역사회 내에서의 새로운 관계형성 및 부문 간 협력 시너지 등을 통해 사회적인 가치도 낳는다.

■셰어하우스·오피스, 불편과 효용 사이 

공간을 셰어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편을 수반한다. 프라이빗한 모든 일상생활이 공유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요자를 끄는 점이 존재한다.

우선 집값이 상승하면서 생활공간에 들이는 비용 절감을 원하는 이들의 수요가 높다. 셰어하우스(share house)는 공용 공간에 따라 공용 공간(화장실·부엌·라운지 등)을 나눠 쓰는 '플랫 셰어'와 방까지도 공유하는 '룸 셰어'로 구분되며, 대문이나 보안 시스템처럼 일부만 공유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보통 임대 아파트에 비해 초기비용과 월세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즉 혼자 '목돈' 들어갈 일이 적은 것이다.

사회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얻게 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회가 느는 것도 장점이다. 종종 셰어하우스에는 직업이나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또는 싱글맘 등 공통적인 가족형태를 가진 사람들이 양육을 돕는 등 상호 효용을 얻는 공동체를 형성한다. 월세 등에 절약된 돈을 모아, 중요하게 여기는 커뮤니티 시설에 투자하기도 한다. 즉 부엌이나 놀이시설 등 이용자들이 원하는 특화·고급화된 특정 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나치게 개인화된 도시의 공동체 복원을 돕는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인 ‘위스테이 별내’는 커뮤니티 공간을 갖춘 공용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돼 함께 공유하는 취미생활용 악기와 연주공간이 마련됐다.ㅣ비즈트리뷴DB
공동체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용 커뮤니티 공간 사진. 취미생활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공유 오피스(share office)도 발달된 공유경제 시스템 중 하나다. 이는 건물 전체나 일정 부분을 더 작은 공간으로 나눈 뒤, 사용료를 내는 입주자에게 사무실로 다시 빌려 주는 사업 형태를 말한다. 사무 공간은 개인적으로 쓰되, 카페나 회의실 등의 부대시설은 함께 사용한다.

이 역시 합리적인 가격 부담은 물론, 비슷한 업종 근무자들이 모일 경우 서로 아이디어 교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부동산 계약부터 업무 환경을 마련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적 비용이나 리스크도 낮출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는 건물 공실률이 낮아진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언급된다. 

이러한 장점으로 큰 인기를 모았던 공유 오피스는 코로나19 펜데믹(Pendemic) 상황으로 인해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매력도가 높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SK증권은 "코로나19가 불러일으킨 나비효과로 언택트 및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공유부동산을 표방하는 업체에게는 큰 악재"라면서도 "공유오피스는 부동산 및 유휴·잉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공급 및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단순 임대업 이상에서 진화해, 공유부동산의 비즈니스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워크 공용공간 이미지ㅣ위워크코리아
위워크 공용공간 이미지ㅣ위워크 코리아

이에 대표적인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는 안전과의 전쟁을 펼치며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위워크는 '전문적 거리두기'를 선포하고, 모든 지점에서 공용공간의 인원 밀도를 낮추기로 했다. 이용자 간 안전거리가 확보 되도록 좌석을 배치했으며, 라운지나 미팅룸 등 공용공간에선 (서로 마주보고 앉지 않도록) 소통에 지장이 없는 한에서 좌석 배치를 바꿨다. 수만개의 바닥용 비닐과 탁상 커버도 사용한다.

또 청소·살균 빈도와 범위를 대폭 확대해 2시간 간격으로 각종 공동 편의실을 소독하며, 이용자들이 원하면 개별적으로 청소 및 소독을 할 수 있는 '안심 클리닝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김채완 위워크 코리아 오퍼레이션 디렉터는 “유연함과 최고 수준의 위생 및 안전관리 기준을 유지하며 모든 멤버들이 더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업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간플랫폼 서비스들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유숙박 플랫폼, 차별화 비즈니스

한편 자산 경량화(Asset Light)를 통한 숙박사업 모델을 보유한 공간 플랫폼 업체도 있다. 숙소를 소유한 자와 숙박시설을 이용하자 하는 사람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양쪽에서 수수료를 수취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공유숙박 플랫폼의 대명사 '에어비앤비'는 호스트로부터 3%, 게스트로부터는 6~12%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숙박비가 높을수록 수수료는 낮게 책정된다. 2008년 설립된 에어비앤비는 작년 9월 기준 전 세계 10만개 도시에서 570만여개 숙소를 운영중이다. 체크인한 게스트는 8억명, 호스트 수는 4백만명 이상에 달한다.

공간을 공유하길 원하는 수요자들이 느끼는 매력은 우선 경제성이다. 경제학 블로그 '프라이스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65개 도시 1박 비용의 경우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빌리는 것이 호텔에서 묵는 것보다 평균 21%나 저렴했으며, 방이 하나만 있어도 되는 여행자의 경우 평균 절약율이 49.5%나 됐다.

또 다른 요인은 '독특함'이 언급된다. 특별하고 차별화된 공간 경험을 원하는 이용객들의 취향을 잘 반영하면, 예측 가능한 호텔과는 또다른 만족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플랫폼은 호스트와 게스트 중간에서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서로 간의 리스크마저 줄여준다.

'나만의 공간'을 차별화해 빌려주는 시스템이 인기를 얻으면서 이 플랫폼을 통해 추가 수입을 올리려는 20~30대 젊은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숙박업이나 전대(임차인이 다시 다른 임차인에게 빌려 줌)를 목적으로 원룸이나 투룸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즈니스는 적은 위험도로 쉽게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각광받아 왔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지역 간 이동이 제한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지만, 전망은 그리 어둡지 않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2021년에는 백신 보급과 국가 간 이동 제한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여행 수요반등이 지속 돼 (에어비앤비는) 작년 대비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또 나아가 "공유숙박 플랫폼에서 기업용 출장 서비스·럭셔리 숙박 시장·체험 프로그램 등 여러 부문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어 종합여행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