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기업 쪼개 몸집 키운 DL...3세 이해욱 회장 지배력도↑
[이슈분석] 기업 쪼개 몸집 키운 DL...3세 이해욱 회장 지배력도↑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1.01.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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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DL그룹 회장

이달 1일 기업분할을 실시한 DL 그룹의 시가총액이 거래 재개 한 달 만에 20%가 넘게 몸집을 불렸다. 이와 맞물려 오너 일가 3세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 25일 대림산업은 세 회사로 인적·물적 분할을 단행, 존속회사인 DL과 신설회사 DL이앤씨로 재상장했다. 화학 부문은 지주사 역할을 하는 DL과 그 아래 DL케미칼이 비상장 자회사로 남고, 건설산업 부문은 DL이앤씨로 재상장됐다.

앞서 DL그룹은 지주사 역할을 해온 대림코퍼레이션의 사명을 대림으로 변경하고, 주요 회사인 대림산업을 DL과 DL이앤씨(건설), DL케미칼(석유·화학) 3개로 쪼갠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화학업과 건설업이라는 복합기업으로 그동안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지 못했던 대림산업이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거라는 기대가 높았다. 연결성이 낮은 두 부문이 완전히 분리되며 기업가치가 업종별로 제 가치를 찾아갈 거란 평가다.

실제 27일 오후 3시 현재 DL의 주가는 6만6700원, DL이앤씨는 11만8000원을 보이고 있으며, 시가총액은 분할 전 2조8900억원에서 3조3173억원으로 뛰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사 분할이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를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라진성 KTB증권 연구원은 "분할 후 현물출자 방식을 통해 최대주주 지배구조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은 그간 대림코퍼레이션 지분(52.26%)을 갖고 대림산업을 이끌어왔다. 이 회장은 대림산업 지분(1.44%)을 거의 갖지 않고 대림코퍼레이션이 대림산업에 대해 보유한 지분(21.67%)을 통해 간접 지배해왔는데, 이를 통해 절대적인 지배력을 갖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 외 대림산업의 지분은 국민연금(13.04%)이나, 외국인 및 기타(65.29%) 등이 소유하고 있어, 오너 일가의 경우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등 지속적으로 부담을 받아온 것이다. 이렇듯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 간 분쟁이 생길 경우, 경영권 방어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분할 후 얘기는 달라진다. 대림은 DL과 DL이앤씨 지분을 21.67%씩 보유하게 되고, 여기서 DL이앤씨 지분은 DL에 유상증자를 통해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렇게 되면 DL은 DL이앤씨를 자회사로 지배하고, 이 회장이 최다 지분을 가진 대림은 최대 50% 가량에 달하는 DL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DL이 유상증자 후 DL이앤씨 지분을 스왑(Swap, 교환)하면 순수 지주회사 체제가 완성된다"고 분석했다.

라 연구원도 "DL은 DL이앤씨의 주주들로부터 DL이앤씨 발행 주식의 현물출자 신청을 받고, 그 대가로 현물출자를 한 주주들에게 DL 신주를 발행, 배정하는 방식의 유상증자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