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공매도 관련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하겠다"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 "공매도 관련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하겠다"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1.2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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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한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ㅣ 한국거래소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26일 "공매도에 대한 사전 점검과 사후 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시장의 의견을 수렴해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이날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투자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우리 시장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높아짐에 따라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질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먼저 투명성 제고를 위해 공매도 관련 정보공개를 확대하고, 주식시장의 시장조성자에 대한 공매도 호가의 업틱룰 예외를 폐지할 방침이다.

불법 공매도 처발 강화에 맞춰 공매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심거래 점검주기를 현행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한편, 시장조성자의 의무 위반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신규 적발기법을 개발하고 시장감시 강화를 위한 인력·조직도 개편할 계획이다.

손 이사장은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서는 "공매도 재개 시기나 방법 등은 금융위원회가 결정하는 사안이어서 거래소가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신용도, 정보력 및 위험 감수능력 등이 낮은 개인투자자에게 공매도 기회를 무분별하게 확대 제공할 경우 오히려 손실 발생 우려가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차거래소(ATS) 도입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거래소간 무한경쟁 상황에서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거래플랫폼간 건전한 경쟁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면서, "자본시장 인프라 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손 이사장은 "2017년 6월 ATS 거래한도 완화 이후 설립 가능성이 높아져 현재 금융투자협회 컨소시엄과 IT 전문회사 등에서 ATS 설립 움직임이 있다"며, "특히, 최근 개인투자자 증가에 따른 거래대금 급증 추세 등을 감안하면 조만간 ATS 설립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시장감시와 청산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ATS와 긴밀하게 협의할 예정이다.

금감원 종합검사와 관련해서는 "금감원 검사가 실시될 경우 그 동안 시장관리나 투자자 보호에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성실하게 검사에 응할 계획"이라며, "다만 코로나로 분산 및 재택근무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시장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감독 목적도 충족할 수 있도록 검사범위와 시기 등이 합리적으로 결정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3000시대를 맞아 건전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가치 제고 노력을 통해 아직 남아있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을 해소하고, ESG, SRI 투자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는 시장 환경을 마련해 기관, 외국인 등 안정적 수요기반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 급등에 따른 증시 거품논란에 대해서는 "경기부양책 등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주가흐름이 양호하고, 코로나로 촉발된 증시환경 및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등을 고려할 때 현재로서는 적정 수준을 판단하기 곤란하다"면서, "투자자분들께서도 충분한 준비와 학습을 통해 신중하게 투자판단을 내리실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2050년 탄소중립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저탄소 경제를 유도할 수 있는 ESG 지수 개발을 추진 중"이라며,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탄소효율의 단계를 넘어, 저탄소 감축기술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후변화과 저탄소 시대에 부응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코스닥이나 비상장주식 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활성화된 코넥스시장의 중장기 발전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손 이사장은 "코스닥 상장요건 완화 및 상장트랙 다양화에 따른 직상장 선호로 코넥스시장의 신규상장이 감소세를 보이나, 코넥스상장을 통한 기업체질 개선 및 성공적인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초기 증권시장으로서의 기능·매력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소·벤처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코스닥시장과 연계해 코넥스시장의 정체성 확립 및 미래상 재정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맞춤형 지원 정책을 확대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 개발과 관련해서는 "가상자산이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생상품 기초자산으로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로 판단한다"며, "세계적으로 제도권 비트코인 파생상품은 CME와 ICE 2개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고, 국내의 경우 금융당국은 가상자산을 제도화하지 않고 ICO도 금지원칙을 유지하는 등의 방침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임기를 출발하자마자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하고 오늘 코스닥도 장중 1000을 돌파했다"며, "그렇지만 코로나19 상황인 만큼 언제라도 시장에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친 기대감이 나중에 실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에 아낌없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