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이베이코리아 매각설 종지부...기업가치 부담
[이슈진단] 이베이코리아 매각설 종지부...기업가치 부담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1.01.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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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가 매각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그동안의 매각설에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 이베이본사는 20일 외신을 통해 매각추진설을 인정했다.  이베이본사는 이베이코리아에 대한 매각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베이코리아의 매각설은 수년 전부터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 측은 흑자 기업을 매각할 이유가 없다며 부인해 왔었다. 이베이의 활성 이용자는 총 1억8천300만 명으로 연 매출의 약 11%가 한국에서 나온다.

흑자를 내고 있고 매출 비중도 크지만 이베이의 매각 결정은 그만큼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심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쇼핑과 쿠팡의 성장세가 가팔랐고, 점유율을 선점할 만한 새로운 경쟁력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 5조원 쿠팡보다 4배 작아...왜?

이베이코리아는 약 5조원의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스닥 상장설이 도는 쿠팡의 32조원과 비교하면 6배 이상 차이나는 금액이다.

이베이코리아는 15년 연속 흑자를 내왔다. 시장점유율도 12%를 기록했다.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수치다. 쿠팡의 시장점유율인 14%와 비교했을 때도 기업가치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기업가치의 당락은 성장성이 가른 것으로 보인다. 쿠팡의 2016~2019년 연평균성장률(CAGR)은 58%인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12~15% 수준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외형성장보다는 수익성에 주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수익성도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이익률이 매년 하락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2010년 영업이익률은 20%나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매년 하락했고, 지난 2019년에는 5.7%까지 후퇴했다. 

인수금액 부담...고평가 논란

유통 공룡인 이마트의 현재 시가 총액이 4조8500억원임을 감안하면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가 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 기업들의 경우 적정가에 대한 선례가 없다 보니 연간거래금액규모(GMV)에 기반해 가치를 산정하기도 한다. 이베이코리아의 2019년 거래액인 16조원을 기준으로 하면 기업가치 5조원은 0.3배가 나온다. 이는 타 이커머스 업체가 1배 내외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확실히 보수적인 멀티플이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는 경쟁사인 쿠팡과는 사업구조가 다르다. 쿠팡의 경우, 상품을 직접 매입해서 다시 판매하는 구조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오픈마켓모델이다. 즉,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중개를 하는 것이다. 이로인해 거래액만으로 기업가치를 추정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도 적지않다. 

EV/EBITDA(시장가치/세전영업이익) 지표로 보면 확실히 고평가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M&A 시에는 보통 EV/EBITDA 지표로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현재 이베이코리아에 나설 기업으로는 롯데, 신세계 등이 꼽히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온라인 사업에서 플랫폼 기업들보다 뒤처졌기 때문에 인수 시 단숨에 온라인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인수 금액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 업계에서는 5조원을 주고 인수할 바에는 자체 이커머스를 키우는 게 낫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