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애증의 휴대폰] LG폰의 '흥망성쇠'...사업부 축소는 불가피할 듯
[LG전자, 애증의 휴대폰] LG폰의 '흥망성쇠'...사업부 축소는 불가피할 듯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1.21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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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오랜시간 적자를 이어오던 스마트폰 사업의 정리 수순에 들어간다.

21일 LG전자에 따르면 LG전자는 MC사업부의 매각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축소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발표하지 않았으나, 시장에서는 완전 매각과, 단계적 철수, 사업부 축소, 외주 제작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LG 초콜릿 폰 등ㅣ사진=연합뉴스
LG 초콜릿 폰 등ㅣ사진=연합뉴스

■ 초콜릿의 '영광'...스마트폰에서 무너진 '꿈'

LG전자에게 스마트폰 사업은 아픈 손가락이었다. 일명 '초콜릿폰'으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며 '효자'사업부 역할을 해냈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차 그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국내 첫 출시된 초콜릿폰은 연간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피쳐폰 가운데에서도 수위를 다툴 정도로 잘나가는 제품이었다. 이어 출시된 샤인폰 등도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며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강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LG 폰은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휴대폰 흐름이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고 '시장 선점'에 밀린 결과는 생각보다 큰 타격을 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전자는 옵티머스 시리즈를 통해 시장 반전을 꾀했지만, 삼성전자와 팬택, 애플 등에 밀려 결국 사업부가 적자에 들어서게 됐다.

이후에도 LG전자는 포기하지 않고 잇따라 혁신적인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디자인을 강조한 LG벨벳을 통해 새 시작을 알렸고, 이어 스위블폰인 'LG윙'과 최근 선보인 'LG 롤러블'을 선보이며 흑자전환을 꾀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스마트폰 사업은 LG전자에게 부담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9년 연간 3000만대 판매가 깨졌고, 글로벌 판매량 점유율도 지난해 3분기 2% 초반까지 떨어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업부의 적자행진은 23분기 연속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라 MC사업부의 직원들도 마지막 전성기라 할 수 있는 2015년 약 7400여명 규모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3700명까지 크게 감소하며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

■ 사업부 축소 사실화...어떤 방안 있을까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지난 수년간 논란이 됐던 내용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MC 사업부 운영 구조에 대한 이야기가 커지면서 사업부 매각에 대한 논란이 생기기 시작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전략적인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LG벨벳과 LG윙의 판매 성과가 저조하고, 5G 모멘텀도 정점을 지났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입지도 더욱 축소된 상황이다.

현재 LG전자는 ODM 위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중자가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장단이 직접 나서 사업부 직원들에게 매각 등의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MC 사업부의 축소는 어떤 방향에서든 이뤄질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전면 매각과 단계적 철수를 통한 시장 철수, 외주를 주는 방식의 축소 운영 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 생산 공장이 있는 해외 현지 기업들에 생산부문을 분할 매각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LG전자의 해외 생산시설이 있는 곳은 브라질, 중국, 배트남 등이다. LG전자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지 기업들과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사업부 정리에 대한 LG폰 사용자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당장 사업부를 철수한다고 해도 당분간은 서비스가 유지되기 때문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으나 '충성 고객'들의 허탈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LG폰을 사용중인 양모(경기 이천·28)씨는 "대학생때부터 LG폰을 사용하며 익숙해졌는데, 스마트폰 수리 등 서비스 부분이 걱정되는게 사실"이라며 "다음에 스마트폰을 바꿀때는 LG폰을 고르지 못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