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카드업계, 가맹점수수료 재산정 다가오는데...사업다각화 나서나
[이슈진단] 카드업계, 가맹점수수료 재산정 다가오는데...사업다각화 나서나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1.21 0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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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마다 돌아오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산정을 위한 논의가 오는 3월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미 지난 2007년부터 10여차례에 걸쳐 수수료율을 낮춰온 카드업계는 악화된 수익성을 보완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논의가 이르면 오는 1분기 중으로 착수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일정은 미정이지만 2월 말 지난해 결산이 마무리되는 대로 여신금융협회가 용역을 맡을 회계법인을 선정해 비용 재산정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3년에 한번 재산정된다. 이번 논의 결과에 따라 카드 가맹점은 오는 2022년부터 개편된 수수료율을 적용 받게 된다.

카드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을 시작으로 그간 총 12차례에 걸쳐 하향 조정됐다. 4.5% 수준이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절반 이상 하향돼 2% 안팎으로 책정돼 있다. 연 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도 매출규모에 따라 0.8~1.6%(신용카드 기준)의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영세·중소가맹점은 우대수수료율 뿐만 아니라 카드매출에 대한 1.3% 세액공제 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카드수수료 부담은 없는 셈이다. 반면 서비스 제공자인 카드사의 경우 계속되는 역마진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는 실정이다.

수수료 재산정을 앞두고 카드업계에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는 재산정이라고 하지만 이미 정치권에서는 표심을 의식한 탓인지 코로나19 장기화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한다는 명목하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법안을 줄줄이 발의하면서 인하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주류 및 담배 등 세금이나 부담금 비율이 높은 물품의 제세부담금을 연간 매출액에서 제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여전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수료율이 낮아질만큼 낮아져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등 비용 최소화를 통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실정"이라며 "여기서 더 인하되면 지난 2018년 수수료율 인하 당시 카드사들이 수익성 보존을 위해 150여종의 카드 발급을 중단했던 상황 처럼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새 먹거리 찾아 나서는 카드사

카드사들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과 더불어 빅테크 업체들의 결제시장 진출로 생계에 위협을 받으면서 새로운 먹거리 찾기가 불가피해졌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자동차 금융, 사무 기자래 리스 등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일 하나카드는 향후 자동차 리스, 렌트 등 할부금융 시장에 도전하기 위해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선보였다. 국산·수입차 관계없이 모든 브랜드 차량 구매 시 이용 가능한 상품으로 ‘오토할부’와 ‘오토론’ 2가지다. 

하나카드가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하면서 모든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자동차 할부금융은 현대카드 계열사인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를 등에 업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신한·KB국민·삼성·우리·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도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카드사와 캐피탈사를 합한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규모가 지난해 9월말 기준 29조9359억6500만원을 기록하면서 1년 사이 13.16% 증가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올해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던 ‘KB국민 중고거래 안심결제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카드는 임영진 사장의 '디지털 취급액 40조원을 달성해 디지털 플레이어로 도약'이라는 목표에 맞춰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8일 금융감독원에 리스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시설대여업 등록을 완료했다. 롯데카드는 이번 리스사업 진출로 기존의 할부금융, 대출상품 외에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사업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으로 상품은 현재 할부로 취급중인 내구재부터 시작해 자동차 등으로 사업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은 어려운 상황이고 이미 수수료 부문에서는 적자를 기록한지 오래됐다"며 "강력한 플랫폼을 소유한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진출과 수수료 재산정으로 인해 사업 다각화는 불가피해졌고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