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정의선, 취임 100일 "미래 모빌리티 초석 다졌다"...향후 과제는
[이슈진단] 정의선, 취임 100일 "미래 모빌리티 초석 다졌다"...향후 과제는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1.2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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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내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정 회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20일 현대차그룹 등에 따르면 정 회장은 취임 후 100일 동안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와 중국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법인 설립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전기·수소차, 로봇 산업,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서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각각의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 수소·로보틱스·자율주행..."미래 사업 변화 가속화"

정 회장의 지난 100일 성과 중에서 가장 눈여겨볼만 한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봇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위해 약 9588억원을 과감하게 투자했다. 이 과정에서 정 회장은 사재 2400억원을 출연하며 '책임경영'과 미래 로봇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수소 사업 성장을 위해서도 국내외 협력사들과 관계를 맺기도 했다. 영국 글로벌 종합화학기업인 이네오스그룹과 글로벌 수소 생태계 확한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중국 광저우에서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 생산기지를 설립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연료전지 브랜드인 'HTWO'를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국내에서도 정 회장은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여해 관련 기업들과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과 관련한 협약을 맺었고, 지나달에는 LS일렉트릭과 수소전지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UAM과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기술 개발이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레벨 3수준(운전대를 잡지 않고 운전이 가능한 단계)의 자율주행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UAM 분야에서는 오는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모델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정 회장의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특히, 올해에는 코로나19 상황이 안화되면서 본업의 성장도 함께 맞물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요 선진국의 주요 개선세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중심 사업 구조 변화도 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 맞춤형 인사개편, 기아 브랜드명 변경...내실도 '단단하게'

정의선 회장의 취임 후 그룹 내 변화도 도드라졌다. 앞서 임원 인사를 통해 정 회장은 과감하게 '세대 교체'를 진행했고, 미래 산업 선점을 위한 맞춤형 인재를 대거 포진시켰다.

현대차에서는 정재훈 사장이 승진했고, UAM 분야의 신재훈 사장, 미래 전동화 비즈니스 분야에 김재훈 부사장, 로보틱스 분야의 현동진 실장 등이 각각의 역할을 맡았다.

사진=기아
사진=기아

최근 브랜드명을 바꾼 기아의 변신도 주목된다. 기아는 중장기 사업 전략인 '플랜 S'를 통해 ▲전기차 ▲모빌리티 솔루션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 기반 차량(PBV) 등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기아가 글로벌 국가들을 대상으로 차량공유, 구독서비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 분야의 다양한 신사업을 진행하면서, 향후 선보일 '클린 모빌리티 기아'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 아이오닉 출시부터 안전문제 해결까지...과제 '산적'

정의선 회장의 향후 과제는 전기차 브랜드의 성공적인 출시, 애플과의 협력, 안전문제 해결, 지배구조 개편, 중고차 시장 진출,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신축 사업 등이다.

현대차는 이달 13일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처음으로 적용한 아이오닉 5의 티저를 공개했다.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을 주행하며, 초고속 충전기를 통해 18분 동안 80%를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기아에서도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에서는 ‘JW(프로젝트명)’ 등 전기차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향후 테슬라의 '모델 Y'와의 경쟁에서의 우위를 선점하는 것이 과제가 됐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건립 부지ㅣ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 건립 부지ㅣ사진=연합뉴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현대차그룹과 애플과의 협력 문제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달 초 현대차가 애플과 협력해 애플카의 출시를 진행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현대차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공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경쟁사인 테슬라와 비교해 현대차만의 강점이 뚜렸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특히, 메가 서플라이어인 현대모비스는 경험과 인프라가 없는 애플에게 우수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숙원인 GBC의 신축과 중고차 시장 진출, 지배구조 개편도 해결해야 한다. GBC 신축 사업은 강남구의 반발에 갈등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마찬가지로 중고차 시장 진출도 중고업체들의 반대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또 다른 과제는 '안전'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서 올초에도 협력업체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정 회장은 예정돼있던 신년회를 최소하고 안전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