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은성수 진퇴양난...공매도 재개 향방은?
[이슈진단] 은성수 진퇴양난...공매도 재개 향방은?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1.01.19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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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 금융위원장 ㅣ 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 ㅣ 금융위원회

금융위원회가 공매도 재개 방침에서 후퇴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공매도 재개와 관련해 "최종 결정이 나올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주길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은 위원장은 지난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계획 브리핑에서 "정부가 공매도 재개를 확정했다거나 금지를 연장하기로 했다는 단정적인 보도는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중순 공매도를 재개하겠다던 입장에서 상당한 변화가 읽히는 대목이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사서 되갚아 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릴 때 사용한다.

은 위원장은 "공매도 관련 사안은 9명으로 구성된 금융위 회의에서 결정할 문제기 때문에 저나 금융위(사무처) 직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 속 시원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지난 11일 금융위는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힌 뒤 ▲불법 공매도 과징금 신설 ▲유상증자 기간 공매도 제한 ▲대차거래정보 보관 방법 개정 등 관련 개정안을 신설했다.

은 위원장은 "제도 남용 우려가 있는 시장조성자의 공매도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고,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기회 확충을 위한 개선방안도 투자자 보호 방안과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도 '공매도 금지'의 연장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공매도금지 연장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결국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1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오 의원은 18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공매도로 꼭 주가 하락을 유도한다는 증거도 없고 대부분의 국가가 공매도 제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공매도 금지를 또다시 연장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자세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상태가 지속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 하락,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주가 거품 발생 가능성 증가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과도한 주가 거품의 형성이나 자본시장 효율성 침해로 인해 오히려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손해를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같은 정무위 소속인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도의 허점을 이유로 공매도 금지 연장 의견을 피력했다.

박 의원은 "분명한 것은 공매도 제도가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서 개미 투자자들의 피눈물을 짜내고, 많은 부담과 피해를 안겨준다는 것"이라며, "금융위는 이러한 제도적 허점을 바로잡지 않은 채로,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제도개선 약속만 하고 있다. 공매도 재개를 강행하겠다는 금융위는 너무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정무위 간사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돈이 주식시장으로 들어오는) 좋은 기회를 맞이해서 저희가 시장 논리로 공매도 제도를 잘 개선해야 한다"며 "정치 논리가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과거 공매도 시장의 나쁜 모습을 너무 과장해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며, "불법 공매도 처벌 조항이 4월 초에 발효가 된다. (버블 차단 기능을 한다면) 개인 투자자들도 공매도를 꼭 반대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ㅣ 게티이미지뱅크
ㅣ 게티이미지뱅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매도 재개 여부와 관련해 "금지조치를 연장한 후 '공매도 가능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해 공매도의 순기능은 유지하면서도 무분별한 공매도로 인한 피해를 차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송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증시 조정국면이 오면서 외인자본의 이탈충격이 왔을 때 공매도 공격까지 가세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 것인가가 문제”라며, “외국인 비중이 37%에 달하는 상황에서 공매도까지 허용하면 우리 자본시장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공매도 제도는 글로벌 스탠더드 등과 같은 현실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쉽게 폐기하기 힘든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서도, “외인과 기관에만 유리하고 개인투자자에게는 한없이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KRX300 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13%에 불과하지만 시가총액은 주식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성이 높다"며, "이들 지수에 편입된 종목에 한해 공매도를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매도 가능종목 기준을 '시가총액 1조원 이상'으로 정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며, "이 경우 공매도 가능종목은 200여개로 좁혀진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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