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통한 삼성, '뉴삼성' 차질 불가피...뼈아픈 총수의 '부재'
침통한 삼성, '뉴삼성' 차질 불가피...뼈아픈 총수의 '부재'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1.01.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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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오너 부재'에 직면하게 되면서 '뉴삼성'을 향한 길에 큰 차질이 발생했다.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불구속 재판을 받던 상황에서, 이날 영장이 발부돼 법정에서 구속됐다.

삼성 내부에서는 법원의 선고를 받아들고 침통함과 미래에 대한 걱정에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진두지휘하던 '뉴삼성'도 당분간 제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연합뉴스

■ 물거품된 그동안의 노력...허탈감을 어찌할까

뉴삼성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동안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를 위해 이재용 부회장은 직접 나서 현장을 다독이며 사업을 키워가는 한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발족과 노사문제 해결 등 내부적인 문제 해결에도 힘써왔다.

국정농단과 관련한 재판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이 부회장은 뉴삼성에 대한 의지를 수 차례 강조하고, 전달해왔다. 특히, 파기환송심 최후진술에서는 아버지인 고(故) 이건희 회장을 언급하며 '승어부'를 이루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삼성 준법위의 독립적인 역할을 보장하면서도, 스스로는 자식의 경영권 승계 포기라는 강수를 놓으며 법원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해왔다.

실제 삼성 준법위와 이 부회장의 '뉴삼성'이 의미있는 변화를 보여왔다는 평가가 많아 이번 선고에서도 이 부회장의 선처를 기대하는 시선이 많았다. 

다만, 법원이 "준법위의 실효성이 기준에 불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며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선고가 끝난 뒤 "할 말이 없다"고 전하며 진술 기회를 생략하고 법적 구속됐다. 

삼성은 법원의 결정에 '허탈감'이 심한 모양세다. 그동안 뉴삼성과 준법위 등 삼성그룹 전반에서 행한 노력이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ㅣ사진=삼성전자

■ 이재용 부재...대규모 투자 중단 '우려' 현실로

이재용 부회장의 부재가 현실화되면서 삼성은 다가오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리더의 부재로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과 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이 부회장이 시스템 반도체 1위 차지를 목표로 진행해오던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이 불투명해졌다. 아직 사업을 키워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적재적소의 총수의 과감한 결정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경쟁사라고 할 수 있는 SK하이닉스, TSMC, 퀄컴 등이 최근 대규모 투자와 거래를 진행시키며 시장에서는 삼성에서도 조만간 대규모 '빅딜'이 등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높았다. 일각에서는 당시에도 이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완화되면 삼성에서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대규모 투자나 과감한 인수합병은 당분간 요원한 일이 됐다. 특히,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증설을 포함한 국내외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와, 유망 기업 인수합병 또한 당분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삼성은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비상경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이 부회장이 구속됐지만, 삼성 준법위도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