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진출...업계 판도 바뀌나
[이슈분석] 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진출...업계 판도 바뀌나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1.1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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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독자적으로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나서면서 막강한 플랫폼을 지닌 빅테크 기업들이 가져올 변화에 보험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카카오, 네이버 등 강대한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이 시장에 진출하게 될 경우 침체된 보험시장에서 이른바 '메기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 29일 금융위원회에 디지털 손보사 예비인가를 신청하면서 하반기 출범을 목표로 예비인가 승인, 법인 설립, 본허가 승인 등 행정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9년 온라인 GA(보험법인대리점) '인바이유'를 인수하면서 보험시장 진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해 왔다. 현재는 판매 중인 보험사 상품들을 중계해 주는 역할만을 맡고 있다. 카오페이 측은 이번 디지털 손보사 진출에 대해 "카카오페이는 ICT와 보험이 결합된 국내 최초 핀테크 주도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을 통해 일상 속 위험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며 합리적이고 차별화된 보험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업계 관계자는 "전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건 기존 디지털 손보사보다 2030세대에게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한 접근이 용이하다는 점은 큰 메리트"라고 평가했다. 

사진ㅣ토스 인슈어런스
사진ㅣ토스 인슈어런스

■ 디지털 성공 여부 핵심은 '고객과의 접점'

현재 국내 디지털 손보사는 지난해 출법한 '제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과 하나손해보험이 있다. 두 회사 모두 보험사 주도로 설립됐다. 

한화손해보험·SK텔레콤·현대자동차 등이 공동 설립한 캐롯손해보험은 최근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내에 '퍼마일자동차보험 QR지점'을 열어 스마트폰을 이용해 쉽게 예상 보험료를 산출해 가입할 수 있는 기능을 담고 있다. 또 주행거리만큼 보험료를 내는 신 개념의 상품을 출시하면서 사업 초기 이목이 쏠렸지만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는 점에서 고객과의 점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하나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더케이손보에서 간판을 바꿔 단 뒤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대면업무 중심의 보험사인 만큼 단숨에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디지털로의 생태계 확장과 데이터 축적 등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카카오페이와 더불어 카카오라는 막강한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보험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 수가 3500만명을 돌파했고 카카오톡의 경우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약 4500만명에 달한다.

빅테크 기업은 기존 보험사와 달리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사 플랫폼 가입자와 디지털 시스템 등을 활용해 빠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자사가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여태 없었던 보다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특히 온라인을 통한 사업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시킬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또 정부가 추진 중인 마이데이터 사업도 빅테크 기업의 보험업 진출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험 사업에 마이데이터를 접목할 경우 자사 플랫폼으로 쌓아온 빅데이터를 활용해 1대1 맞춤형 상품과 개인화된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아직 마이데이터 사업 예비허가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보험시장 진출에 대해 플랫폼과의 연계로 업계에 상당히 위협적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자리잡고 있는 보험사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그저 디지털 손보사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보사 진출은 업계의 새로운 영역 확대인 만큼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카카오라는 강대한 자사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기에 공격적인 시장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가 온라인으로 단기성 보험을 판매하다보니 수익성 검증은 필요하고 앞으로 어떤식으로 방향을 잡고 나아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먼저 시장에 진출한 캐롯의 경우도 인가 후 시간이 많이 소요됐고 기존에 없었던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는 점이 고객과의 접점에서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퍼마일자동차보험 QR지점ㅣ캐롯손해보험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