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공유 고젝, '인도네시아판 아마존'으로 거듭나나 
차량공유 고젝, '인도네시아판 아마존'으로 거듭나나 
  • 채희정 기자
  • 승인 2021.01.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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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Tokopedia
출처: Tokopedia

 

인도네시아의 거물급 스타트업 두 곳이 합병을 논의 중이다. 차량공유 및 전자결제 기업 고젝(Gojek)과 전자상거래 유니콘인 토코피디아(Tokopedia)가 그 주인공이다. 양사는 회사를 합친 후 올해 내로 상장하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고젝, 지난해 그랩과 인수합병 논의했으나 교착상태 → 토코피디아와의 합병 가능성
양사는 매각 주요 조건 합의서(Term Sheet, 텀시트)를 주고 받고 몇 달 간 검토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고젝과 토코피디아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한화 약 19조 6,500억원) 이상에 달하는, 동남아시아에서 손에 꼽히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고젝은 지난해 상당 시간을 들여 경쟁사 그랩(Grab)과의 인수합병을 논의했지만, 지난 12월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교착상태에 머물게 되면서 합병의 기회는 토코피디아에게 가게 됐다. 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를 주주로 두고 있는 토코피디아는 이미 지난 2018년 고젝과 인수합병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고젝과 토코피디아 간의 인수합병에 관한 소식은 최근 블룸버그(Bloomberg)를 통해 가장 먼저 보도됐으며, 고젝 측이나 토코피디아, 소프트뱅크, 그랩 측 모두 이에 관해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 고젝X토코피디아, 성사될 경우 월 실사용자 1억 3800만명 이상 
고젝과 토코피디아는 모두 인도네시아의 스타트업으로, 두 기업이 몸집을 합칠 경우, 월 실사용자는 1억 3800만명을 넘어 인도네시아에서 유니레버(Unilever)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규모가 큰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순위로는 인도네시아 내에서 6번째로 큰 규모다. 

출처: Tokopedia
출처: Tokopedia

업계에 정통한 한 인사는 매체를 통해, "고젝과 토코피디아가 합병을 통해 그리는 비전은 알리바바(Alibaba)와 아마존(Amazon)이 전자상거래와 물류를 통해 일궈낸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양사 모두 지난 2009년 설립되었으며, 아직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두 기업 모두 구글(Google), 페이스북(Facebook),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페이팔(PayPal), 중국의 알리바바, 텐센트(Tencent), 메이투안(Meituan)과 같은 세계 최대 기술 그룹들의 투자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또다른 공통점을 갖고 있다. 

◼︎ 고젝의 '고페이'와 토코피디아의 온라인 고객...문제는 '흑자 전환' 
고젝은 그랩과 오랜 시간 악감정을 주고 받으며 경쟁의 관계를 유지해왔던 반면, 토코피디아와 고젝의 설립자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이미 물류 및 결제 서비스 분야에서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양사의 인수합병에서 주목할 부분은 '금융 서비스'로 고젝의 전자결제 서비스 고페이(GoPay)는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토코피디아는 수백만명의 온라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두 기업은 모두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자금을 태우고 있는데, 토코피디아는 알리바바 소유의 라자다(Lazada)와 텐센트의 '쇼피(Shopee)'와, 고젝은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전체 동남아시아 시장을 무대로 그랩과 경쟁 중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고젝과 토코피디아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업계의 경쟁사들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흑자 전환'과 '현금 소진'이 주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분석을 내놓았다. 

[비즈트리뷴=채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