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보험업계 신축년 생존전략은 '분사·디지털·소비자보호'
[이슈진단] 보험업계 신축년 생존전략은 '분사·디지털·소비자보호'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1.07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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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왼쪽부터)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아랫줄 왼쪽부터) 조용일, 이성재 현대해상 공동대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윗줄 왼쪽부터)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아랫줄 왼쪽부터) 조용일, 이성재 현대해상 공동대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사태와 저금리 장기화로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보험업계 수장들은 '제판분리, 디지털, 소비자보호'를 신축년 경영 키워드로 내세웠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영업환경이 급변하면서 금융지주와 빅테크 기업들의 보험시장 진출로 인해 경쟁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제판분리 가속화

업계는 올해도 경쟁력 강화, 비용절감 등을 도모해야하는 상황이기에 제판 분리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계약 첫해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 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일명 '1200% 룰'이 시행됐다. 전속 채널을 중심으로 한 운영전략은 전문성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최근 업계에서는 대형 GA를 중심으로 신계약 건수·수수료 수입 등 지속적인 성장이 이뤄지면서 GA의 역할이 더욱 중요시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중·대형 GA의 신계약건수는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461만건으로 집계됐으며, 수수료 수입은 7조4302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 올랐다.

먼저 미래에셋생명이 제판분리의 신호탄을 쐈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3월을 목표로 전속 설계사 3300여명을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로 이동시켜 판매 채널을 분리하는 '제판분리'를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생명 상장과 PCA생명 합병을 주도한 보험 전문가 하만덕 부회장은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대표이사로 이동도 마친 상황이다.

한화생명도 구랍 18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판매 전문회사 '한화생명 금융서비스(가칭)'을 설립해 제판분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사내 전속 판매 채널을 물적 분할로 분사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출범 예정이다. 한화생명 전속 설계사는 약 2만여명으로 미래에셋생명보다 더 큰 규모다.

디지털 전환 "선택 아닌 필수"

보험업계 수장들의 올해 신년사에 공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디지털 전환이다. 디지털 기술의 빠른 발전과 더불어 코로나 장기화로 대면영업이 한계에 직면해있다. 특히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본격화될 움직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양새다. 

보험업계를 대변하는 손해·생명보험협회장들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주문했다.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은 "현재 정부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추진 중에 있어 빅데이터와 공공 의료 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도 디지털화 가속을 통해 실손보험금 청구절차 간소화를 약속했다.

정 회장은 "보험계약 체결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모든 업무 영역의 비대면화와 디지털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플랫폼 등의 기술 발전으로 헬스케어 서비스가 진화되고 있으며 급속한 고령화 및 만성질환 증가로 인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는 헬스케어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공사보험 정보공유 체계 마련 등을 통해 헬스케어 시장 확대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것"고 강조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화재 대표들도 디지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은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으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상품과 서비스 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출시, 사후 관리까지의 전 과정의 디지털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해상 조용일·이성재 공동대표는 따로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고 '2021 경영전략'을 통해 인슈어테크 활용의 의지를 다졌다.

두 대표는 "기존의 단순·반복 업무의 자동화를 위해 인슈어테크를 적극 활용하고, 고객 편의와 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의 디지털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올인' 전략을 밝혔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기 어려워 새롭게 바뀐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디지털 전환은 필수"라며 "디지털을 기반으로 기존 생명보험업에서의 지속적 수익 창출과 동시에 신성장 동력 확보로 미래 기반을 구축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와 편의를 주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 전환 추진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급변하는 시기에 찾아온 코로나19 재난은 우리에게 변화의 필요와 속도를 증폭시켰다"며 "변화를 기회로 만드는 화두가 디지털 전환"이라고 말했다.

민원 줄이고 맞춤형 상품 확대하는 소비자보호 전략

지난해 요양병원 암 입원 보험금 분쟁과 즉시연금 사태 등 많은 이슈에 휘말렸던 삼성생명은 올해 소비자권익 보호와 상생에 초점을 맞췄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올해 5가지 주요 경영목표 중 고객과 함께하는 '상생의 길'을 첫 번째로 꼽았다. 

지난 4일 새로 취임한 김기환 KB손해보험 사장도 세가지 전략방향을 제시하면서 그 중 첫 번째로 '고객 최우선'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고객에게 가장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일·이성재 현대해상 대표도 경영 전략 중 하나로 소비자보호를 꼽고 불완전판매 개선 의지를 보였다. 두 대표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체계적인 조직 개편을 시행해 완전판매 영업 문화를 정착하고 불완전판매를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은 최우선 가치를 고객으로 정하면서 다시 한번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경민 한국보험대리점협회 회장도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조 회장은 "6대 판매원칙을 완벽히 수행함으로써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보험대리점 업계가 될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