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금융권 수장들의 신축년 생존전략은 '디지털 혁신'
[이슈진단] 금융권 수장들의 신축년 생존전략은 '디지털 혁신'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1.01.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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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아랫줄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윗줄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아랫줄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최근 금융권은 '빅테크'라는 거센 파고를 마주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네이버, 카카오 등 IT 대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이 거세다. 기존 은행들이나 보험사들은 위기를 느낄법한 상황이다. 5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빅테크들의 금융권 진입을 겨냥, 종합 자산관리 기능을 갖춘 플랫폼 전략 구체화에 힘써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디지털 플랫폼 선두 경쟁 치열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빅테크의 금융권 진출에 선제적 대응을 위해 종합자산관리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스타뱅킹과 M-able, 리브메이트 등 그룹의 대표 금융 앱은 고객을 중심으로 각 플랫폼의 역할에 맞는 특화된 종합금융플랫폼을 구현해야 할 것"이라고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코로나19로 빠르게 변화되는 상황에서 업종을 막론하고 모든 기업이 디지털에 사활을 거는 만큼 신한의 운명도 이에 좌우될 것"이라며 "핀·빅테크 등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력과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혁신적인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나가자"고 디지털 플랫폼 구축에 의지를 다졌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현 상황을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고 표현하며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목표로 ‘플랫폼·글로벌·사회가치 금융’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상품 공급자로 전락하지 않게 다양한 생활플랫폼과 제휴해 ‘생활형 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이제 디지털 플랫폼은 가장 먼저 고객과 마주하게 되는 곳임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기술을 활용해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혁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4일 새로 취임한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역시 디지털 금융 전환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손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노키아와 코닥처럼 급변한 환경에 대한 적응과 성장은 기업의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농협은 디지털금융 혁신을 한발 앞서 먼저 추진하고 농협금융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며 디지털 혁신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그룹들이 올해 디지털 혁신에 사활을 거는 것은 올해가 금융시장이 비 금융권까지 포함한 전면전으로 접어드는 첫 해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제도화됨에 따라 금융 시장에 핀·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금융사들 간에 라이선스 기반의 분할된 영역에서의 경쟁이 이제는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확장된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통 금융거래의 기반이 되던 계좌 없이도 고객의 금융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기반이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등의 디지털 채널에서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은행의 상품·서비스, 업무 프로레스 및 시장경쟁 구도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인한 규제개혁으로 오픈뱅킹이 시행되고 데이터 활용 가치가 높아지면서 핀·빅테크의 은행업 진출이 가능해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은 디지털 금융 경쟁력·기존 고객 데이터 활용도·빅데이터 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능력 등을 제고하고 디지털 관련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빅테크와의 제휴 협력도 도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SG 경영은 필수...글로벌 전략은 미래 먹거리

금융지주 수장들의 신년사에는 ESG경영도 빠짐 없이 등장했다. 이들은 ESG 경영 실천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경영방침도 공통적으로 밝히면서 이목을 끌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ESG 경영을 통해 그린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도 "친환경금융, 혁신금융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이제 ESG경영은 시대의 흐름이다. ESG경영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해야한다"고 말했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친환경 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와 탄소배출 감축 등 환경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향후 투자와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글로벌 전략은 은행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 뿐만 아닌 현지 기업과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으로 글로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KB금융은 지난해 동남아에서 현지 법인 추진을 가속화 했다. 앞서 해외 법인을 만든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해외사업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윤 회장은 향후 동남아 시장을 주 타겟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발굴에 힘쓰고 추가적인 M&A 기회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 즉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서기 위해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