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구광모, '전장' 사업에 과감한 베팅...마그나와 시너지는?
[이슈분석] 구광모, '전장' 사업에 과감한 베팅...마그나와 시너지는?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2.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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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LG 회장

구광모 LG전자 회장이 마그나와의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전기차 부품 사업 확장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 23일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LG전자의 전장 사업부를 물적 분할한 후 마그나가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양사의 합작법인은 내년 7월경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모터와 인버터, 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품 사업을 본격적을 키워낸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적분할을 결정했다"며 "합작법인이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성장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LG전자, 마그나와의 시너지 효과는?

LG전자는 마그나와 협업을 통해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LG이노텍, LG하우시스, LG에너지솔루션 등 LG 계열사들과의 다방면의 연계 효과가 기대된다.

합작회사 설립으로 기대되는 시너지는 우선, LG전자 입장에서 기존 마그나의 고객들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마그나의 영업망을 활용한 신규 OEM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마그나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설계 및 검증 분야의 역량과 노하우 등도 흡수할 수 있다. 앞서 LG전자는 GM에 전기차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어느정도 입증했지만, 턴키 솔루션에 대해 다소 부담스러운 진입장벽을 갖고 있었다.

향후 전기차 관련 투자시에 마그나와 재원을 공동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LG전자 단독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보다는, 든든한 동반자를 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장기적으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LG이노텍의 카메라, V2X모듈, LG하우시스의 내장재 등 다른 계열사들과의 협력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구광모 LG 회장 입장에서는 한 번의 결정으로 4가지 이상의 효과를 보게되는 것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와 마그나의 협력은 '윈-윈 전략"이라며 "마그나 입장에서는 성장성이 높은 전기차 시장에서 모터와 인버터의 안정적 공급처를 확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LG전자입장에서도 마그나의 기존 확보 고객과, 기술 노하우 등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며 "전기차 시장은 아직 진입 초기이기 때문에 선점효과가 중요한데, 혼자 걷는 것보다는 함께하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부연했다.

■ "LG전자 전장 사업, 기대감 더 높아졌다"

합작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반등이 예상됐던 VS사업부에 '날개'까지 달리면서 증권사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합작과 관련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VS 사업부를 그대로 유지하며 합작회사에서 진행하는 사업 또한 VS본부 주도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LG전자

합작사는 오는 2025년이 돼야 업계 평균 정도의 수익성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기존 VS사업부는 내년 턴어라운드를 시작으로 실제 수익 기여는 2022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VS사업부에 대한 추가적인 사업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파워트레인 시장 내 점유율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세트업체가 아닌 전장부품으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전장부품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일본의 Nidec, TDK, Murata의 주가가 전고점을 경신 중인 점을 고려하면, LG전자의 밸류에이션 멀티플도 과거 고점으로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사의 합작회사는 인천에 들어설 예정이며, LG전자 측에서 그린사업 일부와 관련된 임직원 1000여명이 이동할 예정이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합작법인은 LG전자의 뛰어난 제조기술력과 마그나의 풍부한 경험,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전기차 시대를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양사 모두 자동차 부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