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NHN 정우진 대표, 게임임원들 문책성 인사 단행...왜?
[이슈진단] NHN 정우진 대표, 게임임원들 문책성 인사 단행...왜?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12.2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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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NHN 대표
정우진 NHN 대표

NHN 임원들이 게임사업 성과 부진으로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로 본사와 개발 자회사 등에서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사급 임원 6인이 보직해임 후 퇴사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게임 사업부문을 전면 축소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이 나왔으나 회사 측은 사업 축소가 아닌 '재정비'라고 일축했다.

NHN 관계자는 "성과 부진으로 인한 인사 단행은 맞으나, 사업 축소의 의미는 아니고, 향후 정우진 대표 주도 하에 게임 사업 부문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게임 사업 실적 어땠길래

자료=NHN 제공

NHN의 게임 사업은 2013년 네이버 분사 당시 매출 비중 95%에 달했으나 3분기 24%까지 하락했다. 올해 발표한 신작 '용비불패M' 역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면서 게임업계는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대형 게임사부터 중소 게임사까지 매 분기 실적 개선세를 지속했다.

그럼에도 NHN은 게임 사업에서 부진한 성적을 냈다.  지난 3분기의 경우 결제, 커머스 부분의 성장으로 전사 실적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게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에 그쳤고, 전 분기 대비로는 오히려 4.8% 감소했다.

NHN측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PC방 영업 중단의 영향으로 분기 대비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모바일 게임 역시 전분기 대비 매출 감소를 기록하며 게임 사업 전반이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해외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7.2%, 전분기보다 3.2% 각각 감소했다. 

■ 전례없는 문책성 인사 단행...책임소재 '분분'

업계 일각에서는 NHN의 게임실적 부진 책임이 이사급 임원진에게만 있는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는 게임사들은 저마다 특색있는 방향으로 성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넷마블의 방준혁 의장은 투자의 귀재로 불릴만큼 폭넓은 투자를 통해 꾸준한 결실을 보고 있다. 넷마블은 카카오게임즈를 시작으로 미래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기획사(빅히트),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역시 경쟁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며 막대한 투자로 '게이미피케이션' 사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 외적인 분야에 게임의 매커니즘, 사고방식과 같은 게임의 요소를 접목시키는 것을 말한다.

넥슨그룹의 지주사인 NXC는 핀테크, 가상화폐, 블록체인 등 게임을 넘어 종합 ICT 기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사업모델을 개발해오고 있다. 엔씨의 김택진 대표는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액터'로의 확장을 예고한 바 있다. 

반면 NHN의 경우 경영진의 인색한 투자와 성장 전략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는 지적이 업계 일각에서 나온다.  향후 대규모 임원 보직해임으로 인한 업무 공백과 후속 인사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고있다. 

그간 정우진 NHN 대표는 게임 사업 이외 신사업 확장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페이코 등 결제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클라우드와 커머스 사업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기존 캐주얼 게임 중심에서 미드코어 위주의 신작 개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망 웹보드 게임업체를 인수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향후 NHN이 회사의 근간이 되는 게임사업 부문의 부진을 어떤 전략으로 타개해 나갈 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