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신한금융, 자회사 CEO 임기 임박...조용병 회장 선택은
[이슈진단] 신한금융, 자회사 CEO 임기 임박...조용병 회장 선택은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2.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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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그룹 사장단 임기가 이달 말 대거 만료되면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안정을 꾀할지 변화를 택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은행·카드·보험 등 주력 자회사 수장들의 연임 여부가 크게 주목 받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오는 1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한다.

자경위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변양호, 변양호 사외이사, 이윤재 사외이사, 허용학 사외이사, 박안순 사외이사 등 총 5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최종 추천이 이뤄지면 각사 이사회에서 자격요건을 검증받은 뒤 최종 선임되는 절차를 밟는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 이창구 신한BNPP자산운용 사장, 김영표 신한저축은행 사장, 배일규 아시아신탁 사장, 최병화 신한아이타스 사장, 이기준 신한신용정보 사장,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사장,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 배진수 신한AI 사장, 서현주 제주은행장 등 총 14명이 인사 대상이다. 서현주 제주은행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아있고 이를 제외하고 13명은 이달 말 임기가 종료된다.

신한은행의 수장인 진옥동 행장은 이번 달 말 2년 임기가 종료된다. 관례적으로 CEO 임기가 2+1년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3월 취임한 진 행장의 연임은 확실해 보인다. 진 행장이 주도한 은행의 핵심성과지표(KPI) 개편 등 조직 체질 개선에도 상당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라임자산운용 대규모 환매사태에 대한 중징계 결정이 코로나19로 인해 내년 2월로 미뤄지면서 진 행장의 연임에 있어 걸림돌은 사라진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진 행장이 강조해온 고객중심경영과 선도적인 디지털 금융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에 무난히 연임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거취는 확실치 않다. 임 사장은 실적 면에서는 독보적인 입지를 갖고 있다. 임 사장 재임 동안 신한카드는 순이익 면에서 업권 내 1위로 올라섰고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연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임 사장은 2017년부터 두 차례나 연임하며 4년째인 만큼 인적쇄신 차원에서 교체에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생명보험 계열사의 경우 이번 자경위에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뉴라이프 수장에 대한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7월 출범을 앞둔 뉴라이프 추진위원회는 내년 초 양사 조직 전체를 통합보험사 기준으로 개편해 한 회사로서 구동체계를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은 모두 이번 달 말로 임기가 종료되는데 이번 인사에서 연임하는 인물이 뉴라이프의 초대 수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3의 인물이 CEO로 등장하기보다는 조직 안정을 위해 성 사장과 정 사장 중 한 명이 뉴라이프 수장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주요 자회사를 제외하고는 고강도 조직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신한금융은 리딩금융 입지를 줄곧 지켜왔지만 라임 환매사태에 연루되면서 자산관리(WM)부문에 치명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3월 해당 사태를 책임지는 차원에서 CEO가 교체되면서 이번 인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이맘때 열린 자경위에서는 인사 대상자 8명 중 7명이 연임에 성공했다. 대내외적 불확실성 심화와 국내외 경기침체 우려 등 외부 환경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변화보다는 안정이 필요하다는 게 당시 자경위 결론이었다. 원 신한 관점의 그룹 경영철학을 충분히 공유한 자회사 수장들을 연임시키면서 조직 안정에 힘을 더했다.

내년에도 금융그룹의 화두는 역시나 디지털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코로나19 여파로 그동안 주력해왔던 글로벌시장으로 눈을 돌리기는 힘든 상황이다. CEO를 결정하는 데 있어 그룹 내부에서의 디지털 협업을 위한 역량은 주요 평가 요소다. 이와함께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충격을 어떻게 흡수할 지도 관건이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