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아모레퍼시픽의 2021년 성장 전략 "브랜드·디지털·효율화"
[이슈] 아모레퍼시픽의 2021년 성장 전략 "브랜드·디지털·효율화"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12.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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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2021년 전략 방향성을 브랜드력 강화, 디지털 대전환, 사업 구조 혁신을 통한 효율화로 정하고 턴어라운드의 서막을 예고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일 애널리스트 간담회를 통해 올 한해 리뷰와 내년의 성장 전략에 대해 공유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된 김승환 부사장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향후 변화 방향을 전했다. 주요 내용은 코로나 시기 이후의 글로벌 사업 방식은 달라져야 하고, 핵심 시장에서 채널 재정비로 질적 성장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2021년 전략의 주요 내용은 ▲브랜드력 강화 ▲디지털화 ▲효율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더마코스메틱이나 이너뷰티에서 신규 성장 동력을 찾고, 마케팅 퍼포먼스의 고도화 전략과 뷰티테크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실적 반등을 위해선 결국 강한 브랜드력을 견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브랜드 강화의 방향으로 아모레는 조직 개편을 실시, 이번 정기인사에서 설화수와 라네즈를 별도 유닛으로 독립했다. 전담 인력 배치를 통한 전문성 강화로 설화수와 라네즈의 브랜드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설화수는 자음생 라인 확장으로 평균 구매 단가가 상승 추세에 있음에도 젋은 세대를 위한 소통 창구를 개방하고, 라네즈는 젋은 고객 대상으로 기능성 스킨케어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후 헤라, IOPE, 마몽드 또한 역량 강화를 통해 본부로 승격되는 과정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디지털'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1년 중국 이커머스 비중 50% 이상 확대, 성장률 30% 이상 공략, 국내 이커머스 30% 이상 성장 목표를 제시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중국 이커머스 비중 40%대, 국내는 20%대 수준"이라며 "중국 이니스프리의 경우 현재 온라인 비중이 40% 수준이며, 2021년 55%까지 온라인 매출 확대를 통해 비중을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에서도 이커머스 비중이 오프라인을 넘어서는 추세다. 지난 2017년부터 디지털화 및 브랜드 노후화 등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채널이 지속 감소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업계 전반적으로 이커머스가 강세하면서 아모레퍼시픽도 전사적으로 디지털화를 강조해왔다. 현재 국내 핵심 이커머스 채널에 대부분 입점해 있으며 2021년에는 신규 플랫폼 출점 효과와 오프라인의 자연 증가 등이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고정비를 효율화해야 다음 스텝인 ‘설화수’의 볼륨 확대 가능성이 열린다"면서 "그 발판을 올해 마련했으며, 이제 내년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 2021년 '효율화'로 지속 성장 발판 마련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으로 안팎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시기를 맞았다. 앞서 브랜드력 강화를 위해 핵심 브랜드 설화수와 라네즈를 별도 유닛으로 독립시키는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기업 경영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제품 소싱부터 마케팅, 영업까지 전 영역에 걸쳐 독립성과 권한을 부여하는 차별화된 운영 방식을 도입해 급변하는 환경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마케팅 위주의 기존 브랜드 조직이 영업 중심으로 국내외 모든 채널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부사장

또한 임원 인사 내용도 눈에 띈다. 2021년 1월 1일 부로 그룹 대표이사에 1969년생인 김승환 전무가 선임됐다. 김 전무는 과거 중국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경험이 있다. 이 외 중국 법인장에 새로 임명된 황영민 상무는 1973년생, 중국 디지털 부문장 캘빈 왕(Calvin Wang)은 1980년생, 설화수 브랜드 유닛장은 1971년생으로, 전반적으로 젋은 인력들이 전진에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창사 이래 첫 희망 퇴직을 발표, 인적 조직 효율화를 단행하고, 채널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한 처음으로 2021년 중국 이니스프리 매장 폐점 계획을 공유했다. 2020년 폐점수 보다 확대된 것이 특징이다. 미국 역시 이니스프리 매장 대부분이 폐점, 그 외 브랜드 또한 백화점을 줄이고 아마존/세포라/D2C채널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사업은 고정비 부담이 높은 로드샵 구조에서 벗어나 고가 중심 구조로 전환이 기대된다. 디저털화를 통한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성장도 긍정적이다. 역대급으로 치열했던 이번 광군제에서 '설화수'는 전체 브랜드 판매액 7위, 럭셔리 브랜드 중 5위를 기록하며 훌륭한 성과를 보여줬다.

또한 중국 면세 독점 사업자인 CDFG(China Duty Free Group)와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특히 하이난의 4개 면세 사이트에 설화수, 라네즈 포함 10개 이상의 매장이 입점되었으며, 3자리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과 국내 오프라인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고 브랜드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실적이 턴어라운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부 조직 개편 및 인사 변화를 통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는점도 긍정적"이라면서 "실적의 바닥은 이미 확인되었고, 2021년 디지털 채널과 럭셔리 제품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화하며 달라진 모습을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2021년 목표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중장기적으로 영업이익률을 두 자릿수 구조로 가져갈 방침"이라면서 "국내의 경우 면세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해외는 직영점 중심의 오프라인 채널 효율화, e커머스와 MBS로 사업구조를 변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