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삼성 금융계열사 '사상 최대' 임원 인사...CEO들은 유임?
[이슈분석] 삼성 금융계열사 '사상 최대' 임원 인사...CEO들은 유임?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2.0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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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화재·카드·증권·자산운용 등 삼성 금융 계열사 5곳이 7일 2021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부사장 3명을 포함해 총 42명이 승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실적을 선방한 노고를 치하해 과거보다 승진자가 늘었다.

특히 이번 인사는 현장 중심의 성과를 바탕으로 연차, 성별에 관계없이 대부분 내부 인사를 중용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 단연 이목이 쏠렸던 건 최고경영자(CEO)의 유·연임 여부였다. 이날 CEO 관련해서는 승진이나 유임 여부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CEO 교체 인사도 실시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유임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안팎의 해석이다.

특히 CEO들의 경우 올해 초 선임된 경우가 많아 무난하게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화재 최다 승진자 배출

이날 정기 임원 인사에서 삼성생명은 최인철 고객지원실장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부사장 1명, 전무 3명, 상무 11명 등 총 15명이 승진했다고 밝혔다. 최 신임 부사장은 1997년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해 2014년 삼성전자 기획팀 상무에 올랐다. 이후 2018년 기획팀장 전무로 삼성생명에 합류했다. 올해는 고객지원실장 전무를 지내면서 성과를 인정받아왔다.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은 보험영업(박민규 전무), 자산운용(김선 전무), 인사(오화종 전무) 등 여러 부문에서 발탁해 경영자 후보군의 다양성을 확대했다. 신임 상무 명단에 이름을 올린 11명의 인사들은 상무 승진이 보통 대기업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삼성생명 측은 설명했다. 여타 대기업에서는 부장으로 보통 5~6년을 근무 후 상무 승진의 기회를 주지만 삼성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라는 삼성 인사의 원칙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특히 이번 상무 승진자 중 이지선 상무가 포함되면서 차세대 여성리더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전무 이상 고위 임원은 보험영업, 자산운용, 경영지원 등 여러 부문에서 발탁해 경영자 후보군의 다양성을 확대했다"며 "신임임원은 성과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리더십과 전문성을 고려해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우수 인력을 연차와 무관하게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을 포함해 16명이 승진했다.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종전까지 최다 승진자수는 14명이었다. 부사장 자리에는 이두열 CPC전략실장 전무가 발탁됐다. 이 신임 부사장은 1987년 고려대학교를 졸업 후 1989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강서사업부장과 전략영업부장을 역임했다. 올해 초부터는 CPC전략실장을 맡았다.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로 여성인재 발탁 기조가 유지됐다. 이번 승진한 노재영 상무는 2000년 삼성화재에 입사해 장기계약보전파트와 ERP Biz파트에서 근무했고 2018년부터는 장기상품IT파트장을 역임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는 성과주의 인사 기조를 유지하되 해당 분야의 직무 전문성과 업무 역량은 물론 창의적 도전정신과 혁신 마인드를 겸비한 인재를 발탁했다"며 "또 회사는 전 사업부문의 체질 혁신을 통해 손익과 효율 중심의 경영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경영자로서의 자질과 성장 잠재력, 사업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진인사를 단행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증권·자산운용 등 계열사도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카드는 전무 승진 1명, 상무 4명이 승진했다.

삼성증권은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의해 경영실적 향상에 기여한 성과 우수 인재를 승진 시켰다. 부사장 1명, 상무 4명 등 총 5명이 승진했다. 이승호 신임 부사장은 1995년 삼성증권에 입사 후 기획관리와 경영관리 등을 담당했으며 최근까지 경영지원실장을 지냈다.

삼성자산운용은 상무 1명이 승진했다. 상무로 승진한 김두남 ETF컨설팅본부장은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시장 내 KODEX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데 기여한 인물이다.

CEO 교체는 시기상조...전원 유임 '가닥'

금융 계열사 CEO 인사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전원 유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황에서 선장을 섣불리 교체하기도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다. 먼저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과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 심종국 삼성자산운용 사장 경우 올해 초 선임돼 교체설이 돌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게 안팎의 시각이다. 이들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다. 

최영무 삼성화재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각 회사가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최 사장의 경우 1987년 삼성화재 전신인 안국화재 입사 후 34년간 계열사 이동 없이 쭉 승진해온 케이스로 내부적으로 신망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전반적인 업황 악화에 실적이 다소 주춤했지만 올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실적도 개선됐다. 

특히 올해는 꾸준히 확장을 모색해오던 해외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이루기 시작했다. 로이즈 캐노피우스 추가 지분 투자를 단행했고 지난달 중국 법인 지분을 텐센트 등과 합작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중국 인슈어테크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 당시 해외 신용평가사는 로컬 시장에 집중돼 있던 삼성화재의 비즈니스 영역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됐다는 점만으로도 호평을 했다.

장 사장은 지난 2018년 구성훈 전 삼성증권 사장을 대신해 취임과 동시에 유령주식 사태에 따른 큰 위기를 순조롭게 대응하고, 자산관리 명가 타이틀을 이어가는 기틀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각에서는 올해 동학개미운동 열풍에 맞춰 '삼성전자 주식은 삼성증권에서 사자'라는 캠페인을 통해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한 것도 주목할 만한 성과이며 다수의 증권사가 연루된 사모펀드 사태에서 자유로웠다는 점도 관리 역량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화재·증권 CEO의 연임이 주목받는 가운데 요양병원 암보험 지급 건으로 인해 촉발된 삼성생명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유임이 결정된 사장단들의 관련 상황 타개책에도 업계 시선이 쏠리고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