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대림산업 분할 이후...이해욱회장 경영권 강화되나
[이슈진단] 대림산업 분할 이후...이해욱회장 경영권 강화되나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12.08 19: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해욱 회장 

대림산업의 기업분할안이 지난 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서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대림산업 분할을 계획대로 추진,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림은 건설부문과 유화부문의 분할로 각 사업별 최적화 전략을 추구해 주주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림, DL홀딩스·DL이앤씨·DL케미칼로

대림산업은 4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기업분할과 사내외 이사선임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업분할이 최종 확정돼 대림산업은 내년 1월 1일 지주사 체제로 출범한다.

대림산업을 지주회사 DL홀딩스와 건설사업회사 DL이앤씨(E&C)로 인적분할하고, DL홀딩스에서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을 물적분할한다. DL홀딩스와 DL이앤씨는 기존 회사 주주가 지분율에 따라 분할 신설회사의 주식을 나눠 갖게 되는데, 분할 비율은 각각 44%, 56%다. DL홀딩스는 석유화학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DL케미칼을 새로 설립하고 DL홀딩스가 DL케미칼 주식 100%를 보유한다. 

지주사인 DL홀딩스는 계열사별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지원 및 조율하는 역할을 맡기고, DL이앤씨는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해 생산성 혁신은 물론 디벨로퍼 중심의 토탈 솔루션(Total Solution) 사업자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DL케미칼의 경우 생산설비 증설과 윤활유·점접착제·친환경 소재 등 스페셜티(Specialty) 사업 진출을 통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발돋움한다는 포부다.

대림 측은 그동안 건설사업과 석유화학사업이 독립적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해 나갈 최적화된 시점을 모색해왔다며,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개별 성장전략 추구는 물론,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이익 극대화를 실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해욱 회장 지분↑...지배력 확대

업계에서는 이번 인적분할을 통해 오너 일가인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이 실질적인 지주회사을 하면서, 대림산업을 21.7%의 지분율로 지배하고 있고 대림산업이 다른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다.

이 회장은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을 52.3% 보유하고 있지만, 대림코퍼레이션은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림산업의 지분을 약 21.67% 소유해,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적게 평가됐다.

이번 인적분할이 끝나면 전과 상황은 달라진다. 대림코퍼레이션은 DL홀딩스와 DL이앤씨 지분을 21.67%씩 갖게 된다. 대림코퍼레이션은 DL홀딩스 유상증자에 DL이앤씨 지분을 출자, DL홀딩스를 최대 49.84% 보유할 수 있다.

이 회장이 이번 분할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의 분할은 대주주 지분강화 및 화학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하면서, "(현금 배분 비율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건설보다는 화학사업을 키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4일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사옥에서 2020년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ㅣ대림산업
4일 종로구 수송동 대림산업 사옥에서 2020년 임시주주총회가 열리고 있다.ㅣ대림산업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거버넌스위원회' 운영

더불어 대림은 이번 분할을 통해 지주사 중심의 투명한 기업지배구조를 확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림은 이를 위해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를 확대 재편,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운영한다. 또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운영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 제도도 함께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최적의 전략이 될 것인가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우려도 공존한다.

김열매 유진투자증권은 "분할 이후 양사의 성장 전략이 과연 최적화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