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최태원의 화두 '파이낸셜 스토리' 본격 시동…SK인사 키워드는 'ESG'
[이슈] 최태원의 화두 '파이낸셜 스토리' 본격 시동…SK인사 키워드는 'ESG'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0.12.0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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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ㅣSK

'파이낸셜 스토리'를 강조해 온 최태원 회장의 비전이 가시화됐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이 새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동반 승진했다.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SUPEX추구협의회에는 지배구조 투명성을 위한 거버넌스위원회 신설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강화를 위한 조직도 등장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평소 환경 문제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지배구조 등을 강조하는 'ESG 경영'을 제시해 온 최 회장의 경영전략이 이번 인사를 통해 구체화됐다는 분석이다.

■꾸준했던 최태원표 '파이낸셜 스토리' 화두

SK그룹은 3일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고 2021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 측은 “각 회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이른바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제주에서 코로나 이후 첫 오프라인 회의로 ‘CEO 세미나’를 택해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력을 강화해 기업가치를 제고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바로 다음달인 11월에도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을 하나씩 만나 ESG에 초점을 둔 사업모델 등을 논의하는 등 2021년 경영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 세미나에서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유효하지 않다"면서 "이제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거론한 바 있다. 이에 앞서 9월에는 그룹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ESG를 기업경영의 새로운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 같은 선언을 단순 공언(公言)으로 끝내지 않고, 실제 그룹경영에 적용, ESG경영 실행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달 2일 한국 최초로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계열사 8곳이 ‘RE100’ 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써,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한다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SK그룹은 최근 전북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를 쓰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데 2조원의 투자를 집행한 바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여한 최 회장은 “이번 투자는 SK그룹의 핵심주제인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비전의 제시와 ESG경영이 잘 녹아있다. 새만금이 ESG의 시작점이 되고 도약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SG경영 강화 위한 인재 본격 배치

재계에서는 SK그룹이 이처럼 치열한 논의 끝에 이번 임원인사와 조직 개편을 내놓은 만큼 본격적으로 최태원표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에 시동을 걸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각 계열사가 본격적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추진하게 되는데, 이에 속도를 내기 위해 이를 진두지휘할 사장단 인사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먼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함께 맡는다. SK그룹의 '빅 딜' 하이닉스 인수를 주도해 온 박 사장은 최태원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그룹 정보통신기술(ICT)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반도체와 ICT 업계 전반에 걸쳐 쌓은 폭넓은 경험으로 2019년 3월부터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겸해왔다. ICT 전문가인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 반도체 전문가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에 관심이 쏠린다.

유정준 SK E&S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의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이끌게 된다.

또한 SK E&S는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사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1974년생인 추 신임 사장은 소재 및 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특히 추 사장은 임원에 선임된 지 3년여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돼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 및 성과를 중요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이다. SK그룹은 지난해 임원관리제도 혁신을 통해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혁신한 바 있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오면서 행복경영·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SK 측은 염 사장이 앞으로도 ESG 등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과제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거버넌스위원회 신설...ESG 위원회도 예정

관계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생겼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SK그룹은 ESG경영을 전사적으로 추진키 위해,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한다. 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사업위원회를 설치해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이 외에도 바이오소위원회, AI소위원회, 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두고 운영케 된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와 같은 변화를 통해 환경, 지배구조 등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동시에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SK그룹은 ESG경영을 전사적으로 추진키 위해, 그룹의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펙스추구협의회에는 현재 △전략위원회 △에너지화학위원회 △ICT위원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소셜밸류위원회 등 7개 위원회가 구성돼 있는데, 이중 연관성이 높은 위원회를 ESG위원회로 재편하는 방안 등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ㅣSK

SK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경영 불확실성이 큰 한 해였지만, 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며 "내년 또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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