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삼성] 이재용, '안정 속 혁신' 택했다...사장단 인사 특징은
[뉴삼성] 이재용, '안정 속 혁신' 택했다...사장단 인사 특징은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2.0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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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안정 속 쇄신'을 바탕으로 한 사장단 인사를 진행했다.

2일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의 대표이사 3인은 모두 유임됐지만, 각 영역별로 '핀포인트' 인사를 진행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등 영향으로 큰 변화를 주지는 않았지만, 일부 사장단 변경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대표이사 3인 모두 유임...가전·반도체서는 '변화'

이번 삼성전자의 인사에서 김기남 부회장과, 김현석 시장, 고동식 사장 등 대표이사들은 모두 유임됐다. 

반면, DS부문에서 이정배 디램 개발실장 부사장이 사장으로 선임됐고,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는 최시형 사장이 승진했다. CE 부문에서는 이재승 사장이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으로 올랐다. 

메모리 사업부를 책임지게 될 이정배 사장은 디램 분야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으로, 디램 설계팀장, 상품기획팀장, 디램 개발실장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어 글로벌인프라총괄 메모리제조기술센터장인 최시영 부사장은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반도체 전체품에 대한 공정 개발 및 제조 부문을 이끌어 온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은 가전출신 첫 사장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이 사장은 생활가전 역사를 일궈낸 사 증인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신개념 프리미엄 가전제품 개발을 주도해왔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장으로 보임을 변경했고,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을 최고기술책임자 사장으로 임명했다. 

삼성전자는 "성과주의 인사와 함께 미래를 대비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이끌 세대교체 인사를 실현했다"며 "기존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며 안정을 도모하며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황성우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

■ 황성우, 최주선 각각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승진

이날 삼성SDS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경제연구소도 각각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우선, 삼성SDS에서는 황성우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황 사장은 나노분야 전문가로 특히,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개발사업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최주선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올랐다. 반도체 설계 전문가인 최 사장은 디스플레이사업의 일류화 및 새로운 도약을 책임지게 됐다. 기존 이동훈 사장은 LCD 사업의 부진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 대해 책임을 지고 용퇴하게 됐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김성철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 사장은 OLED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로 차후 기술 리더십을 통한 차세대 R&D 역량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할 예정이다.

아울러 고(故)이건희 회장의 사위이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스포츠마케팅 연구담당 사장은 글로벌전략실장으로 보임됐다. 

김재열 글로벌전략실장 사장
김재열 글로벌전략실장 사장

■ 이재용, 승진 명단 제외...임원인사에서 '혁신·세대교체' 더 뚜렷할 듯

이날 인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승진 명단에서 제외됐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법 일정을 여전히 소화하고 있고, 본인 스스로도 회장직에 관심이 크지 않아 부회장직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경영권 불법 승계와 관련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차에도 부회장 역학을 맡게 됐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큰 변화는 없었지만 성과에 대해서는 확실한 '포상'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의 주력 사업 부문에 대해서는 맞춤형 인사를 과감하게 등용했다.

아울러 세대교체를 강조한 만큼, 이동은 적었지만 젊은 사장들이 새로 자리를 잡아 평균 사장단 연령도 기존보다 한 살 젊어졌다.

삼성그룹은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만간 임원인사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성과'와 '세대교체'를 강조한 점을 고려했을 때 부사장급 이하 임원인사에서는 보다 변동폭이 뚜렸하게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재계에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과감한 인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삼성도 이와 유사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