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상화폐 가격, 어떻게 결정될까? - NH투자
'비트코인' 가상화폐 가격, 어떻게 결정될까? - NH투자
  • 승인 2017.09.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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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트리뷴] NH투자증권 박녹선 연구원은 12일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비트코인을 투기로 단순하게 바라보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접근"이라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통화로서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시장 유동성이 늘어나며 기축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비트코인의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으로 연결됐다"며 "기축통화의 대체재로서 비트코인은 안전자산으로도 간주되고 있는데, 정치적 리스크와 금융위기 등은 가격 상승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등장에 따라 기관 자금이 유입되리라는 기대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중요한 재료"라며 "차세대 결제 수단으로서 비트코인 사용 기대와, 비트코인의 근간이 되는 '블록체인'의 혁명 역시 비트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보고서의 내용이다.

비트코인, 과연 투기 혹은 투자인가?

비트코인의 가격은 무척 어렵다. 올해 초에 금(Gold) 가격을 추월했고 지난 8월에는 5,00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화폐를 지칭하는 알트코인은 더욱 뜨거웠다. 알트코인의 높은 원화 거래량 점유율은 매우 인상적인 대목이다.

비트코인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한 가지 확신이 생겼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통화로서 모습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매크로와 마이크로 관점에서 가격 결정요인을 분석했다.

매크로 변수: 비트코인은 기축통화의 대체재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시장 유동성 증가에 따른 기축통화의 가치 하락은 비트코인의 수요증가와 가격상승으로 연결되었다. 또한 안전자산으로도 간주되고 있는데 정치적 리스크와 금융위기 등은 가격 상승요인이다.

마이크로 변수: 비트코인 ETF의 등장에 따른 기관 자금 유입 기대는 비트코인의 가격을 상승시키는 중요 재료이다. 차세대 결제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사용 기대와 비트코인의 근간인 블록체인의 혁명 역시 비트코인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접근으로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을 투기로 단순화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한 접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비트코인의 가격 결정 요인

1. 비트코인의 급등을 바라보는 시선

비트코인이 급등했다.

지난 1월 보고서(파생충동, 비트코인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방법)이 발간된 이후 한동안 1,000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그러나 5월을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시현했고 한때 5,000달러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상승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투기의 광풍으로 보는 시선이 우세하다. 중앙은행 중심의 금융시스템에 대한 저항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또는 4차 산업혁명과 연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명쾌한 설명은 힘들다. 비트코인의 가격을 결정하는 재료들은 무엇인지 생각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비트코인의 미래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2. 비트코인 가격 결정변수

비트코인을 일반적인 통화로 간주한다면 매크로와 마이크로 관점에서 가격 결정변수를 논할 수 있다. 물론 최근 원화(KRW) 거래의 점유율이 증가하면서 투기 논쟁이 불거졌기 때문에 가급적 객관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

1) 매크로 변수 ① 유동성 증가에 따른 기축화폐의 가치 하락

2017년 이전까지 비트코인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았던 변수는 중국 위안화였다. 중국은 글로벌 최대의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이 포진해 있어 비트코인 공급이 많은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 비트코인 거래소 역시 가장 많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또한 위안화 약세에 따른 헤지 수요가 비트코인에 몰려 들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강세를 견인했다(그림3와 4 참고).

이러한 맥락에서 주요 기축통화의 움직임과 비트코인은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2017년 이후 위안화와 비트코인의 상관관계는 약해졌다. 이는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한 영향으로 본다. 비트코인 거래를 통한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중국 내 비트코인 거래소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중국 비트코인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했고 자연스럽게 위안화와의 상관관계는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대 기축통화국가 중앙은행(Fed, ECB, BOJ, BOE)의 자산증가 금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앙은행의 자산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 만큼 시중에 화폐가 공급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풍부한 유동성은 기축통화의 가치하락을 자극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매크로 환경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 대한 매수수요로 작용했다고 판단된다. 결국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가 기축통화의 대체재로 인식되고 있으며, 기축통화의 가치가 하락한 만큼 가상화폐의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정리할 수 있다(그림 5, 6 참조). 물론 이러한 대목이 가격 상승의 전부를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2) 매크로 변수 ② 정치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수요

앞서 언급했던 기축통화 가치 하락의 연장선에서 보면 비트코인은 금과 같은 투자 속성으로 비유된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금융시장에서 화두가 되었던 계기는 2013년의 키프로스 사태였다. 결국 정치적 이슈나 금융위기 등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의 촉매로 작용해 왔다.

올해로 한정해 보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미국의 정치 리스크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시기와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큰 폭으로 출렁거렸다. 일종의 테일 리스크를 겨냥한 금융상품처럼 생각될 정도이다. 만약 비트코인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포함한다면 안정성 보강에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3) 마이크로 변수 ① 간접투자 상품의 확대로 기관성 자금 유입 기대감

비트코인 매매를 고려할 때 고민되는 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비트코인의 투기성이며 그 다음은 직접 매매에 따른 부담감이다. 후자에 해당하는 접근성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수단은 역시 비트코인 ETF와 같은 간접투자 상품일 것이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ETF의 SEC 승인여부는 비트코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쳤고 연동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형성되었다.

현재 미국에서 4개의 비트코인 ETF가 상장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페이스북 소송 이슈로 유명한 Winkelvoss 형제의 Winklevoss Bitcoin Trust(티커:COIN)가 대표주자이다. 올해 3월 SEC의 승인여부를 앞두고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 거절 의견을 받았지만 계속해서 SEC의 재심사가 진행 중이다.

한편, 블록체인 기술 업체인 SolidX의 비트코인 ETF인 SolidX Bitcoin Trust도 대기 중이다. 차별점으로는 비트코인 관리 지갑의 해킹으로 인한 손실 등에 대비한 보험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OTC에서 거래되는 Bitcoin Investment Trust 역시 ETF로서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 8월 11일에는 커머더티 특화 ETF 운용사인 VanEck에서 액티브 ETF인 VanEck Vectors Bitcoin Strategy ETF에 대한 상장 신청서를 SEC에 제출했다.

해당 ETF는 총 자산의 최대 25%까지만 비트코인 포지션을 가져가며 나머지는 국채, MMF등 Fixed-Income 자산에 투자할 계획이다. VanEck의 비트코인 ETF의 경우 앞선 두 ETF 보다 안정성이 높고, VanEck의 운용경력이 70여년에 이른다는 점 등이 부각되면서 SEC의 승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예상되고 있다.

지난 9월 8일에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이더리움 ETF인 EtherIndex Ether Trust ETF에 대한 승인 거절이 있었다. 여전히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비트코인 파생상품도 제도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올해 7월 스타트업 기관인 LedgerX의 가상화폐 기초 파생상품 취급을 인가했다. 이에 따라 LedgerX는 올해 가을 중 비트코인 옵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상품의 만기는 1개월에서 6개월까지가 될 예정이며, 이후 이더리움과 같은 다른 가상화폐 옵션 역시 이어질 예정이다.

미국 최고 옵션 거래소인 CBOE(시카고 옵션거래소) 역시 내년 초까지를 목표로 비트코인 선물의 출시를 추진 중에 있다. 이러한 비트코인 파생상품의 등장 기대 역시 기관투자자 등 신규 수요 기대로 비트코인 시장의 호재로 작용했다.

4) 마이크로 변수 ② 차세대 결제수단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지난 7월 골드만 삭스의 애널리스트 Sheba Jafari는 Business Insider의 논평에서 올해 비트코인의 가격이 $3,915으로 반등한 후 점차 $4,000으로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근거로는 1) 한국에서 2017년 중 비트코인의 합법화가 이루어지며, 2) 일본은 비트코인을 통한 구매에 소비세를 부과하지 않아 비트코인 거래가 증가한다. 3) 중국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합법화 될 전망이며 4) 세그윗의 활성화가 임박했다는 점을 꼽았다.

이 중 1)과 2) 그리고 3)의 가정 모두 비트코인의 결제수단으로서의 기능에 주목한 것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공식적인 결제수단으로 자리잡는다면 비트코인 가치 상승요인이라는 의미이다.

일본의 사례를 좀더 찾아보았다. 일본은 올해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화폐를 통화와 같은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다(표 2 참조).

특히 가상화폐 구매시에는 8%의 소비세가 면제되었다. 최대 전자소매업체인 Bic Camera와 GMO Group 등은 비트코인 결재를 허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 내 가상화폐 사용 가능 점포가 늘어나는 중이다. 올해 비트코인 거래 통화 비중 가운데 엔화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점이 이를 설명해 준다.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감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EEA(Enterprise Ethereum Alliance)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EEA는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기술을 특정 산업에 접목 할 수 있는 방안을 협력 및 제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동맹체이다. 100개 이상의 글로벌 업체가 가입되어 있으며,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SDS가 올해 합류했다.

EEA에 참여한 기업들 모두가 이더리움을 실제로 이용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더리움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의 신뢰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7월 Master Card와 Cisco 등의 합류 발표 이후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5) 하락요인, 가상화폐 관련 규제

앞서 1) ~ 4)는 상승요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상승요인을 뒤집으면 하락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특성상 규제 리스크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국가별 규제 내역을 간략히 조사했다.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가 가장 호의적인 국가는 일본이다. 앞서 말한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화폐를 정식 결제수단 중 하나로 인정했다.

비트코인 채굴의 중심지인 중국은 올해 들어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를 보이고 있다. 연초 가상화폐 거래소의 수수료 부과와 출금 금지 조치 이후 9월에는 ‘가상화폐 발행 융자 위험 방비’ 공고를 통해 ICO(Initial Coin Offering)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역시 올해 7월 ICO에 대한 증권법 규제 적용을 발표 했었다(표 3 참조).

ICO(Initial Coin Offering)는 가상화폐를 팔아서 투자금을 모집하는 방법이다. 2013년의 마스터코인(Mastercoin)이 최초였고, 2014년에는 이더리움의 ICO가 있었다.

ICO는 가상화폐의 확산기대와 함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기존 가상화폐를 기초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트코인 등에 수급적인 호재 요소이다. 따라서 이러한 규제들의 발표는 비트코인의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었다.

한편 한국에서는 9월 1일 금융위원회가 ‘가상통화 현황 및 대응방안’을 발표했다. 거래투명성 확보와 소비자보호가 초점을 두었으며, 아직까지 가상화폐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는 인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표 4 참조).

 비트코인 투자자와 거래소의 움직임

1. 통화별 가상화폐 거래량 점유율

앞서 분석이 다소 교과서적인 접근이라면 이제는 투기적인 부분에 대한 해석을 시도했다. 우선 통화별 거래 점유율을 통해 분석했다.

1) 비트코인

2017년 1월을 전후로 통화별 비트코인 거래량 점유율 추이를 보면, 중국 당국의 적극적인 비트코인 거래소 규제로 여파로 95%를 상회했던 중국 위인화의 비트코인 거래량 점유율은 크게 감소했다.

앞서 몇 차례 언급했던 일본 엔화는 비트코인의 결제수단 인정과 함께 급증해 현재는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와 함께 한국 원화의 비트코인 점유율 역시 크게 증가했다. 현재 아시아 3국(한국, 중국, 일본)의 거래량 비중 합산은 거의 70%에 달하고 있다. 즉 아시아의 투기 수요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 이더리움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은 한국에서 인기가 상당한 편이다. 2016년까지 이더리움의 거래는 대부분 비트코인을 통해 이루어졌고, 이 외에는 달러를 통한 거래가 전부였다. 실제로 원화의 거래 참여는 2017년 2월 이후부터 발견된다.

올해 3월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원화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현재 원화의 거래량 비중은 40% 가량이다. 이더리움 거래에는 비트코인의 비중도 높은 편인데 비트코인에 포함된 원화 비중까지 간접적으로 더한다면 40% 초반대로 증가하게 된다.

결국, 이더리움 관련 투기수요 중 상당부분은 원화에 근거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3) 리플

2016년까지 리플의 거래도 이더리움과 유사하게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원화를 통한 리플의 거래는 2017년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8월 거래량 기준 전체거래량의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결국 이더리움으로 촉발된 원화 거래 수요가 리플까지 확대되었다고 본다.

여전히 가장 많은 거래는 비트코인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제외한 제도권 내 통화 가운데는 원화의 거래량 비중이 가장 높고, 달러가 13%로 다음 비중을 점유하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나, 이더리움과 유사하게 리플 관련 투기수요는 원화라고 볼 수 있다.

2.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현황

원화의 거래비중 증가와 맞물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거래량 역시 급증세를 연출했다. 이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서 원화 매매 비중은 20%를 상회할 정도에 도달했다. 국내의 주요한 가상화폐 거래소를 눈 여겨 봐야 할 시점이다.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는 빗썸, 코빗, 코인원 등이다. 2017년 기준 각 거래소의 비트코인 거래량 점유율은 58%, 23%, 19%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투자수요가 많은 이더리움은 점유율 순위가 약간 차이가 났다. 2017년 기준으로 빗썸은 48%를 기록한 반면 코인원의 비중이 34%로 높은 편이었다. 코빗은 18%로 나타났다. 이는 수수료의 차이에 따른 편차로 추정된다.

이들 가상화폐 거래소도 진화하고 있다. 신용거래뿐만 아니라 공매도, 마진거래, API 등의 다양한 거래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는 3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가 가상화폐 거래소 오픈 계획을 발표했다. 카카오톡 플랫폼과 연계가 이루어질 경우, 카카오뱅크 사례에서 보여준 것처럼 3강 구도의 가상화폐 거래소 구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국내 가상화폐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추가적인 비트코인 거래소의 등장도 예상해 볼 수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체제 역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 형(비트코인)을 넘보는 아우들

1. 민감했던 알트코인의 가격

비트코인의 성공 이후 다양한 가상화폐들이 등장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이러한 가상화폐들을 일반적으로 알트코인(Alternative coin)이라 지칭한다.

최근 이어진 가상화폐에 대한 가격상승은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알트코인들이 더욱 민감하게 나타났다. 특히 이더리움, 리플, NEM, 이더리움 클래식 등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알트코인 거래량이 급증하는 모습이 연출되었다.

이러한 인기 속에서 올해 약 400개의 알트코인이 새로 생겨났고, 현재 1,100개 이상의 가상화폐가 거래되고 있다.

2. 비트코인 캐시(Bitcoin Cash)

비트코인의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초기에 설계된 블록사이즈(1MB)로는 10분간의 거래를 다 포함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몇 시간이 넘도록 비트코인 거래 승인이 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비트코인의 최대 장점인 저비용성과 거래 신속성의 하락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사건을 배경으로 비트코인 블록크기 확대에 대한 이슈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치열한 논의 끝에 2017년 8월 1일 블록사이즈를 2 ~ 8MB까지 유동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Bitcoin ABC 기술을 적용한 비트코인 캐시가 기존 비트코인으로부터 분리되어 나오게 되었다.

해당일에 기존 비트코인은 블록 크기의 확장을 위해 디지털 서명을 블록에서 분리해 보관하는 세그윗 방식이 적용되었다. 세그윗은 Segregated Witeness의 줄임말로 디지털 서명(Witness)의 분리(Segregated)를 뜻한다.

이러한 비트코인의 세그윗과 비트코인 캐시의 분리 논의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했고 7월의 비트코인 가격 하락 요인이었다. 하지만 분리 이후 불확실성의 제거가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비트코인으로부터 분리되어 8월 1일부터 거래가 시작된 비트코인 캐시는 기존 비트코인 소유자에게 비트코인과 동일 수량으로 주어졌다. 채굴을 하며 발행되는 비트코인 수량과 총 발행량 등은 기존 비트코인과 동일하다.

한편 비트코인은 세그윗의 시행 이후, 11월 중에 블록의 크기를 2MB로 늘리는 하드포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3. 이더리움(Ethereum)

러시아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에 의해 2014년 말 개발된 가상화폐다. 가상화폐에 확장성이 가미되었다는 부분이 차별점이다. 블록체인 위에 화폐뿐만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사용자는 이더리움을 사용비용으로 제공하면서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가 가장 많았지만, 올해 3월부터 달러를 통한 거래량 또한 급증했다. 원화를 통한 거래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해 알트코인 중에서 2017년 거래량은 이더리움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가격도 상당히 상승했다(그림 34 참조).

4. 이더리움 클래식(Ethereum Classic)

이더리움 클래식은 이더리움의 해킹사건 이후 2016년 7월 이더리움으로부터 분리된 가상화폐이다.

당시 360만 이더리움(도난 당시 기준 5,500만 달러의 가치)이 해킹 되었다. 해당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분리하는 하드포크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복구되었다. 이때 하드포크 없이 잔류한 것이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거래되기 시작되었다.

올해부터 원화를 통한 거래가 급증하며, 원화가 가장 거래 점유율이 높은 통화가 되었다. 8월 기준으로 원화를 통한 이더리움 클래식 거래는 45% 이상이다.

5. 리플(Ripple)

리플은 2013년 등장한 환전에 특화된 가상화폐다. 화페 뿐만 아니라 카드사 포인트 등 가치의 거래와 이동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데, 다른 가상화폐와의 큰 차이점은 채굴과정이 없다는 것이다. 채굴이 없는 대신 개발사인 리플에서 중앙 집중화된 발행과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1,000억 XRP가 초기 발행되었다. 송금 수수료로 XRP가 미세하게 소멸하는 구조이며 개발사가 시장상황에 적합하게 발행량을 조정한다. CME 그룹, Accenture, SC그룹, SBI 그룹 등이 리플의 주요 투자사이다.

국내에서 거래는 5월부터 본격화 되었으며, 현재 제도권 화폐 가운데 가장 점유율이 높은 통화는 원화이다. 국내 거래소의 거래량 점유율이 50% 이상을 차지할 만큼 국내 관심이 뜨겁다. 5월 중순 고점 이후 가격 하락세를 연출하고 있다.

6. 모네로(Monero)

모네로는 익명성에 초점을 둔 가상화폐로 2014년에 등장했다. CryptoNote라는 익명성 강화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채굴을 통해 발행되지만, 발행량의 제한이 없어 영구적인 채굴이 가능하다.

모네로는 정기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하드포크를 통해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며 알고리즘을 강화한다. 다음 하드포크는 2017년 9월 14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중 빗썸에서 올해 8월 말부터 거래가 시작되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상장을 호재로 8월 중순 이후 모네로의 가격은 급등세를 연출했고 현재는 소폭 조정을 거치고 있다.

[박동우 기자, pdwpdh@biztribune.co.kr]

<비즈트리뷴은 위 기사의 내용에 의거하여 행해진 일체의 투자행위 결과에 대하여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