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 세계 상류층 1%, 탄소 얼마나 배출했을까
[이슈분석] 전 세계 상류층 1%, 탄소 얼마나 배출했을까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1.1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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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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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UN 측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상위 1%가 하위 50%의 탄소발자국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이같은 부에 따른 탄소배출 격차는 세계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는 상류층의 탄소저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또 같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적인 봉쇄는 기후변화에 단기적인 영향만 끼칠 뿐,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력한 친환경 조치를 취한다면 지구 기온 상승폭을 섭씨 2도 내로 제한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 UNEP, "코로나19로 올해 탄소배출 7% 줄었지만, 지구온난화 저지 효과는 미미"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탄소배출 정도에 따라 전체 지구 기온이 어떻게 변화하고 이것이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의 여파로 세계의 탄소배출량이 7% 가량 줄었지만 이는 단지 2050년까지 지구 기온이 '섭씨 0.01도' 낮아지게 만들 것이라고 연구는 예측한다.

또한, 이번 연구는 각국 정부들이 제출한 나라별 탄소배출 저감계획을 살펴보았을 뿐만 아니라, 국가 단위가 아닌 개인의 생활방식과 소비패턴이 미치는 영향까지 살펴봤다. 그 결과, 전세계 수입 상위 10%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지상 교통에 소비되는 전체 에너지의 약 45%와 항공에 쓰이는 에너지 중 대략 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반대로 하위 50% 가정은 모두 합해 지상 교통 에너지의 단 10%와 항공 에너지 5%만 차지했다. 

◼︎ 전세계 부유층 최상위 1%, 하위 50%의 탄소발자국보다 2배 이상 탄소 배출 

2030년까지 1인당 탄소배출량이 대략 2.5톤으로 현 수준보다 크게 감축되어야만 이번 세기 내에 지구 기온 상승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할 수 있다. '1인당 탄소배출량 2.5톤'은 현재 전세계 부유층 상위 10%의 1인당 탄소배출량 대비 10분의 1 수준이며, 하위 50%의 1인당 탄소배출량보다는 3배 더 많은 수준이다. 최상위 1%가 1인당 탄소배출량 2.5톤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준의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 

잉거 앤더슨(Inger Anderson) UNEP 사무총장은 보고서 서문에서 "이 문제(탄소발자국)에 있어서 부유층은 엄청난 책임이 있다"며 "전세계 부유층 최상위 1%는 하위 50%의 탄소발자국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2배 이상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공언한 목표를 지키기 위해서는 상류층의 탄소발자국을 30분의 1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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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 줄이고, 재생에너지 전환, 채식 → 1인당 탄소발자국 저감 효과 

보고서는 생활방식의 변화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소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장거리 국제 왕복비행 1회는 개인의 탄소발자국 기준으로 2톤 정도에 해당한다. 가정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경우 1인당 환경발자국 1.5톤을 줄일 수 있으며, 채식은 평균 0.5톤 정도를 줄여줄 수 있다. 

보고서의 기고작가로 참여한 옥스팜(Oxfam) 기후정책 담당 팀 고어(Tim Gore)는 "UNEP 보고서는 부유한 소수의 과도한 소비가 기후위기를 악화시키는 반면 그에 대한 대가로 가난한 사람들과 젊은 세대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정부가 부유층의 탄소발자국을 제한하고 이러한 불평등을 근절하지 않는다면 탄소배출 격차를 줄일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고 설명했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