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4Q 증권사 '어닝서프'...이번에도 '동학개미'가 이끌었다
[실적분석] 4Q 증권사 '어닝서프'...이번에도 '동학개미'가 이끌었다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0.11.1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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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비즈트리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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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이른바 '동학개미' 덕분에 전 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깜짝 실적' 파티를 벌였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포함한 리테일 관련 수수료 수익 급증이 호실적 견인에 한 몫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순이익 1위의 영광은 키움증권이 안았다. 키움증권은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한 3555억원,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295% 늘어난 2634억원을 기록했다. 리테일 부문 성과가 돋보였다. 리테일 영업수익과 투자은행(IB) 부문 수익은 각각 2224억원, 38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3%, 24% 증가한 수치다. 대체투자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수익은 주식발행(ECM)과 채권발행(DCM) 관련 수익이 각각 전 분기 대비 83%, 39% 늘어나 호실적을 이끌었다.

2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은 전 분기 이어 3분기에도 2000억원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6.6% 증가한 258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27.8% 감소한 4811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부문 수익은 비대면 채널 서비스 강화와 해외주식 활성화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로 참여해 IB 부문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냈다.

NH투자증권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7% 늘어난 2396억원을 기록해 3위에 올랐다. 사상 최대 분기순이익이다.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전 분기 대비 30% 증가한 1900억원을 기록했다. IB 합산 수수료는 같은기간 무려 88% 증가했다. 운용손익 및 관련 이자수지는 전 분기 대비 18% 하락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0% 늘어났다. 

순이익 4위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삼성증권에게 돌아갔다. 삼성증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3169억원, 당기순이익은 같은기간 163% 증가한 2337억원을 기록했다. 순수탁수수료는 사상 최대 실적인 2128억원을 거뒀다. 

전 분기 증권사 순이익 1위를 차지했던 미래에셋대우가 3분기에는 아쉽게 5위에 머물렀다. 미래에셋대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1.6% 증가한 2942억원, 순이익은 같은기간 66.9% 늘어난 228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기준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전년 동기 대비 204.7% 늘어난 2172억원, IB 수수료는 전 분기 대비 22.8% 감소한 662억원으로 다소 부진했다. 

KB증권은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9.28% 증가한 2084억원을 기록해 6위에 올랐다.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전년 동기 대비 207.16% 늘어난 2326억원으로 집계됐다. KB증권 관계자는 "IB 부문에서 우량 거래 참여로 양호한 실적을 보였고, 채권 운용 수익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5.7% 증가한 1625억원을 기록해 KB증권의 뒤를 이었다.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은 연결기준 955억원, 별도기준 459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증시 추가 상승의 영향으로 캐피탈의 성과가 두드러진 점이 실적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 순수수료이익은 연결기준 전 분기 대비 4.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늘어났다. 기타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4.6% 증가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31.5% 줄어들었다. 고정이하 여신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이유에서다.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형 펀드 처분 및 평가익 증가가 기인한 영업외손익은 연결기준 158억원을 기록하며 추정치를 상회했다.

교보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39억원, 33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9.5%, 84.3% 증가한 기록이다. 주식 거래대금 증가와 부동산금융 주요 딜로 전 사업 부문에서 흑자를 거뒀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양주 역세권 개발사업, 성남 도시환경 정비사업 PF 등의 진행으로 WM과 국제금융본부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대형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들도 3분기 선방했다. 전 분기 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신한금융투자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275억원, 하나금융투자 순이익은 같은기간 96.9% 늘어난 1155억원을 달성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신증권과 현대차증권의 순이익은 각각 718억원, 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4%, 201% 증가했다. 유안타증권 순이익은 같은기간 125% 늘어난 378억원, KTB투자증권은 무려 563% 증가한 276억원을 기록했다. 한양증권은 179% 증가한 188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증권업 실적 좌우할 요소는

KB증권은 증권업의 4분기 실적 역시 개인의 거래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개인매매 비중과 회전율을 생각하면 증권업의 4분기 실적은 개인 거래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다만 이번 분기와 같은 호실적은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 연구원은 "종목당 10억원 한도라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 기준이 유지되면서 연말 개인매매 비중의 변동성이 예상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매년 반복됐던 이벤트로 12월 거래대금 감소는 올해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