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기대는 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기대는 되지만, 풀어야 할 과제가 너무 많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1.1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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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17일 증권가에서는 향후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부터, 길게는 LCC(저가항공사) 통합 방식과 미래 경쟁력 등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일각에서는 당장 대한항공이 부담해야 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에 대한 부담과, 한진칼 대주주 3자연합 및 노동조합 등과의 관계 악화 등도 걱정거리로 지목하고 있다.

■ 성장은 기대되지만...부채는 어떻게 하나?

SK증권은 이번 인수와 관련해 구조조정보다는 빚더미에 앉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우선, 대한항공은 인수를 위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한진칼에 제 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0억원, 교환사채 인수로 3000억원을 투입한다.

이어 한진칼은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7300억원 규모로 참여하고, 여기서 조달한 1조5000억원의 자금이 아시아나항공에 다시 제 3자 배정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에 투입된다.

다만,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률은 지난 16일 종가 기준 -50.1%로, BPS(주당 순자산가치) 희석률이 -2.4% 수준밖에 안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2분기말 부채는 연결과 별도 기준 각각 12조8400억원, 11조5500억원으로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여기서 아시아나항공이 1조5000억원의 자금과, 자회사 에어서울 및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을 분리 매각하더라고 약 10조원에 가까운 부채가 남아있다.

결국, 이번 인수 등으로 확보하는 자금은 내년 말까지 당장 급한 불을 끄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3자연합과 아시아나항공의 앞선 무상감자 등으로 변동성도 커졌다고 우려했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 시너지 창출까지 오래 걸릴 듯..."프리미엄 효과는 상당"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창출해야 할 시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다. 특히, 여객 노선은 그나마 중복되지않아 다행이다. 그러나 LCC의 경우에는 에어부산 및 에어서울과 진에어의 노선이 중복된 부분이 많아 추가적인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여객 부문의 회복 가능성이 여전히 단기간적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계속되면 부담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통합에 따른 초대형 항공사 출범 및 시너지는 이번 유상증자와 인수계약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이 확보하게 될 실적과, 독점적 지위 확보에 따른 프리미엄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번 인수로 대한항공은 장거리여객과 화물 노선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확보해 화주와의 협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스템 통합과 슬롯 조정을 통해 비용과 수송 효율성도 극대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LCC 통합을 통해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별다른 인수경쟁 없이 서울과 부산이라는 전국 네트워크를 보유하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혔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