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10대 항공사 도약...기대와 우려
[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10대 항공사 도약...기대와 우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1.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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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서, 이번 인수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거대 항공사의 등장을 기대하는 의견과 함께, 당장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 대한항공, 아시아나 어떻게 품나?

산은은 이날 한진칼과 총 80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방식은 한진칼이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 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신주 및 영구채로 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하는 방법이다.

산은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유상증자 전에라도 자금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계약 체결 직후 바로 8000억원 전액을 대한항공에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우선 30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에 계약금으로 지급한다.

대한항공과 산은은 이를 통해 운영자금이 급한 아시아나항공의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약 4조8000억원, 부채비율은 지난 2분기 기준 2291%까지 오른 상태다. 자본 잠식률도 56.3%에 달한다.

이번 인수는 글로벌 각국의 기업결함 승인 등을 고려해 향후 1년 이상의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 '공룡' 항공사 탄생...조원태 "수송으로 국가에 기여할 것"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수송보국"을 강조했다.

실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되면, 대한항공은 보유기재만 250개를 넘어서는 글로벌 항공사로 거듭날 수 있게된다. 지금까지 독일과 프랑스, 홍콩 등 글로벌 국가들에 비해 밀렸던 경쟁력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노선 운영 합리화와, 원가 절감 등을 꾀하고 있다. 또 인천공항 슬롯점유율을 올리고, 나아가 여객과 화물의 연결 네트워크를 강화해 허브 경쟁력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정부도 이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로 발생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산은은 양사의 정비물량 확보를 통해 항공과 연관산업의 발전을 이룰 것이고, 결국은 국내 항공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교통부는 최근 항공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양사의 인수합병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인수합병이 항공업계를 살리기 위한 자금 효율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사진=대한항공
사진=대한항공

■ 당장 버틸 힘도 부족한데...대한항공, 아시아나 감당 가능할까

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거세다. 당장 위기에 빠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같이 망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3분기 실적만 봐도, 대한항공은 화물 사업부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 백신의 화물 운반에 대한 수요 상승과, 장기적으로는 여객 수요 회복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먼 이야기라는 주장이다.

실제 증권가 등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정상적으로 개발 절차를 밟더라도, 빨라야 오는 2022년 상반기는 돼야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만약, 변수가 생긴다면 더 업황 회복은 더 오래걸리는 상황이다.

당장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항공이 자산 매각 등을 고강도 자구책을 시행중인 상황에서, 높은 아시아나의 부채를 대한항공이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결국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대한항공은 인수 후에도 다시 국가의 지원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해 쏟아부은 자금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