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환경단체, "탈석탄 정책, 기존 투자 중단해야" ...삼성금융사 "장기계약으로 중단 불가"
[이슈분석] 환경단체, "탈석탄 정책, 기존 투자 중단해야" ...삼성금융사 "장기계약으로 중단 불가"
  • 구남영 기자
  • 승인 2020.11.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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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현 탈석탄 정책 진정성 없어..."기존 투자 철회 등 구체적 계획 밝혀야"
삼성금융사, 장기 계약과 큰 계약 규모로 기존 투자는 철회 불가해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 관계사 5곳이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앞으로 직접적 투자·융자는 물론,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목적의 회사채에도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석탄 화력 발전소 건설 사고 등 피해금 보장보험을 인수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석탄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관련 보험도 인수하지 않기로 선언한 것이다.

다만 환경단체는 해당 탈석탄 선언은 진정성을 갖기 힘들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삼성그룹이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기존 투자 중단여부와 회수 방법을 발표해야 궁극적인 탈석탄 정책이라는 주장이다.

환경단체, 현 탈석탄 정책 진정성 없어 "기존 투자 철회 등 구체적 계획 밝혀야"

현재 삼성생명·삼성화재는 강릉과 삼척에 신규 건설 중인 블루파워 등 석탄발전소에 투자 및 보험제공을 한 상황이다. 그러나 두 회사는 지난 2018년 6월 이후 석탄 발전에 대한 신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두 회사가 기존에 보험제공 한 석탄화력발전소는약 40기로 추정된다. 

석탄금융백서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삼척그린파워에 2000억원, 삼성화재는 삼척석탄화력에 8907억원의 보험, 강릉안인화력에 1조2444억의 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일 환경운동연합은 서울 종로구 환경연합 회화나무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 보험사가 투자한 국내 40기의 석탄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로 인해 대기오염으로 최대 3만 명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공개하며, 삼성에 석탄발전에 대한 투자 중단과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정책이 진정성을 얻게 되려면, 구체적 탈석탄 이행계획과 기존의 석탄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중단과 회수 계획도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장기 계약과 큰 계약 규모로 기존 투자는 철회 불가해 

삼성생명 측은 기존 투자액은 대략 2조 가량이며 이미 진행된 투자는 중단시킬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통 석탄화력발전소와 맺은 계약기간은 10년에서 부터 길게는 20년까지이며 채권 관련 계약 규모는 몇 십억을 넘나든다"고 말했다. "이에 이미 진행된 건은 위약금 등 복잡다양한 리스크로 인해 중단 또는 회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화재 측도 삼성생명보다는 감소된 금액을 투자했으나, 같은 이유로 투자 중단은 불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석탄화력발전소와의 계약 만기 일은 정보보호로 인해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ESG 경영 추진전략, 12월 이사회에 구체적 계획 결정 

삼성 금융 관계사들은 기존의 투자는 철회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에 대한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ESG 경영 추진전략’을 강력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신재생 에너지, 전기차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계획이다. 

삼성생명 측은 "친환경 관련 자세한 투자 계획과 대상은 다음달 12월 이사회에 결정될 예정"이라며 "다음달 각사 이사회에서 강력 추진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삼성금융그룹의 대표회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지난 12일 “삼성 금융 관계사들이 지구 온난화 등 기후변화 위기의 선제 대응을 위한 ‘탈석탄’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도 석탄 채굴과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 배제 등을 포함한 ‘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ESG) 투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다음달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 비금융 관계사들도 탈석탄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3·4분기 실적발표에서 "ESG 투자 확대로 지속 가능 경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물산도 지난 10월 이사회에서 '탈석탄' 방침을 결정하고 "ESG 경영 선도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비즈트리뷴=구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