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히스토리] 최고의 영업상무 '신라면'.. 농심 해외서 승승장구
[라면 히스토리] 최고의 영업상무 '신라면'.. 농심 해외서 승승장구
  • 박진형
  • 승인 2020.11.13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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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품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카테고리가 바로 라면이다. 라면은 1963년 국내에 처음 소개되어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소울푸드, 국민식품 등의 애칭으로 불리며 소비자들의 삶에 가장 친숙한 식품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라면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제품, 바로 농심 ‘신라면’이다. 라면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지금은 해외에 한국의 매운맛을 전파하는 K푸드 대명사로 성장한 신라면은 현재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연간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을 넘어 세계 유수의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식품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지난 6월엔 신라면의 프리미엄제품인 신라면블랙이 미국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 이름을 올리면서 辛브랜드의 가치를 높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농심을 세계 라면기업 TOP5로 발표하기도 했다.

신라면을 앞세워 반세기 동안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망을 구축한 농심은 현재 연간 1조원에 가까운 해외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쟁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수준을 보여준다. 

■ 국내 최초 매운맛 라면.. 올해 30년째 1위 辛기록

신라면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구현해 라면시장에서 ‘매운 라면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이다. 신라면 출시 이전 라면시장은 순하고 구수한 국물의 제품 위주였다. 농심은 맵고 얼큰한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착안해 얼큰한 소고기장국을 모티브로, 깊은맛과 매운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 개발에 나섰다.

농심 연구진은 전국에서 재배되는 모든 품종의 고추를 사들여 매운맛 실험을 했고, 국밥 등 국물요리에 주로 넣어 먹는 다진양념의 조리법을 적용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 국물맛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1982년, 농심이 라면맛은 국물맛이라는 철학을 내걸고 만든 안성스프전문공장의 기술력도 큰 역할을 했다.

농심은 스프제조기술을 업그레이드한 안성스프공장을 설립한 이래로 너구리(82년), 안성탕면(83년), 짜파게티(84년) 등 히트제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라면의 맛과 품질을 한층 끌어올렸다.

신라면은 기존 라면에 비해 면 식감도 더 나아졌다. ‘안성탕면보다 굵고 너구리보다는 가늘면서도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농심 연구진의 목표였다. 이를 위해 농심은 2백개가 넘는 면발을 개발하고 테스트한 끝에 신라면에 적합한 면발을 완성해냈다.

신라면은 1986년에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초기 소비자들은 ‘얼큰한 국물맛도 좋고 면도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 원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시작으로 이듬해인 1987년에는 무려 180억 원을 상회하는 매출을 올리며 국내 라면시장의 대표주자로 뛰어 올랐다. 

신라면이 출시되고 난 뒤, 업계에서는 신라면의 맛을 표방한 매운맛 라면이 우후죽순 출시됐다. 1990년대 라면업계는 다양한 매운맛 신제품으로 신라면에 도전장을 내밀어 1위 제품의 후광효과와 소비자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했지만 신라면의 높은 벽을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신라면은 1991년, 라면시장 1위에 올라서게 되며, 지금까지 30년간 단 한번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은 넘버원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30년간 선두자리를 지키며 신라면은 계속해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2015년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매출 10조원을 넘어선 신라면은 지난해까지 13조 5천억원어치가 팔렸다. 이는 세계 최대 라면시장인 중국의 연간 라면시장규모(약 10조원)보다도 크다.

해외시장에선 한국의 맛을 알리는 선봉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신라면은 대표적인 K푸드로 세계에 한국의 매운맛을 전파하고 있으며, 연간 국내외 약 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농심, 세계 라면기업 5위 등극

농심이 한국 최초로 세계 라면기업 순위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유로모니터가 최근 발표한 ‘2019-2020 Packaged Food - Instant Noodle’ 통계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해 5.3%의 점유율로 세계 라면기업 5위에 랭크됐다. 이어 올해에는 5.7%의 점유율로 6위와 격차를 더욱 벌리며 5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눈에 띄는 것은 농심의 성장세다. 1위부터 4위까지는 중국의 캉스푸와 일본의 닛신, 인도네시아의 인도푸드, 일본의 토요스이산이 올랐는데, 대부분 회사들이 2017년 점유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농심은 3년만에 점유율을 5.0%에서 5.7%로 끌어올리며, 성장세의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지금은 5위이지만, 3위인 인도푸드와 점유율 격차가 1.8%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며 “글로벌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쳐 수년 내 세계시장 3위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농심이 만들고 세계가 먹는다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라면으로 자리매김한 신라면은 이제 세계 100여개 국으로 수출되며 식품한류 신화를 쓰고 있다. 어느덧 사나이 울리는 라면에서 세계를 울리는 글로벌 식품으로 성장한 것이다.

신라면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아프리카,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아레나스까지 세계 방방곡곡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활약이 눈에 띈다. 2017년 업계 최초로 미국 내 월마트 4천여 전 점포에 신라면을 입점시킨 농심은 매년 미국 내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월마트 전 매장에 신라면이 입점된 것은 그만큼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가 글로벌 무대에서 통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월마트가 미국 전역에서 판매하는 식품은 코카콜라, 네슬레, 펩시, 켈로그, 하인즈 등 세계적인 식품 브랜드뿐이다. 신라면은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치를 인정받은 셈이다. 세계 최고 유통 기업이 선택했다는 점은 신라면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됐다. 실제로 신라면은 미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 매점에 라면 최초로 입점되었다.

이런 활동에 힘입어 미국시장에서는 지난 2018년부터 주류시장의 매출이 아시안 마켓 매출을 6:4의 비율로 제쳤다. 신라면은 이제 한인시장에서 벗어나 미국 소비자들이 먼저 찾는 대표 한류 식품이 됐다. 농심은 "한국의 맛 그대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지난 6월에는 신라면블랙이 미국 3대 일간지인 뉴욕타임즈가 꼽은 세계 최고의 라면 영예를 얻기도 했다. 뉴욕타임즈의 제품 리뷰 사이트 ‘와이어커터(Wirecutter)’에 실린 ‘The best instant noodles’ 기사에서 신라면블랙은 기자와 전문가들이 선정한 전 세계 BEST 11 라면 중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신라면블랙은 특유의 진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에서 큰 점수를 얻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167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초대형 유튜브 채널 ‘Good Mythical Morning’이 신라면을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으로 선정해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채널을 운영하는 렛(Rhett McLaughlin)과 링크(Link Neal)는 구독자를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펼쳤고, 2만8000여명의 추천을 통해 세계 8개 라면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했다. 이 중 한국 라면은 농심 신라면과 신라면블랙이 포함됐다.

농심 관계자는 "전 세계 라면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농심 브랜드의 좋은 평가는 곧 한국 라면의 위상과도 연결된다"며 "경쟁 우위의 맛과 품질, 생산시스템을 자랑하는 농심의 해외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신라면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도 신라면의 매운맛은 여전하다. 농심은 중국 전역에 퍼져 있는 1,000여 개 신라면 영업망을 중심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중국에서 신라면은 단순 한국산 라면을 넘어 공항, 관광명소 등에서 판매되는 고급 식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에서 경험할 수 없는 한국 특유의 얼큰한 맛이 중국인들이 신라면을 찾는 가장 큰 이유"라며 "신라면의 빨간색 포장과 매울 辛자 디자인을 두고 중국인들도 종종 자국 제품이라고 여길 만큼 신라면은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신라면은 2018년 인민일보 인민망이 발표한 ‘중국인이 사랑하는 한국명품’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신라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중국 타오바오에서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신라면은 한국라면 최초로 타오바오몰에서 2013년부터 정식 판매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과 신라면블랙, 김치라면이 중국시장 공략의 주력 브랜드로, 타오바오몰에서 라면 판매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며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는 매년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몰라도 신라면은 안다는 현지 외국인들의 말이 신라면의 글로벌한 인기를 실감케 한다. 지구촌 랜드마크뿐만 아니라, 라면을 판다고 상상할 수 없는 지역까지 신라면은 팔리고 있다. 신라면은 오랜 품질 승부 끝에 우리 맛으로 세계 100여 개국에 진출한 식품한류의 중심이다. 농심은 신라면을 통해 해가 지지 않는 ‘글로벌 辛세계’를 꿈꾸고 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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