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LCC, 고통의 시간은 언제까지?...이제 기댈 건 코로나 '백신' 뿐
[이슈진단] LCC, 고통의 시간은 언제까지?...이제 기댈 건 코로나 '백신' 뿐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1.1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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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데 이어, 코로나 장기화까지 덮치며 더 이상 버틸 힘이 사라져가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규모 1위인 제주항공이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진에어와 티웨이항공 등 다른 LCC들도 3분기 적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LCC들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버티기 위해 유상증자 등 자구책을 펼쳐왔지만, 이제는 이러한 방법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제주항공, 티웨이항공

■ '성수기' 3분기에도 암울...보릿고개 될 '4분기'

올 3분기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을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도 화물 운임으로 간신히 적자를 면했다.

LCC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국항공여객수가 여전히 부진세를 이어가고 있고, 명절이 포함된 항공업계 '성수기' 시즌에서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따라 최근 LCC들이 화물 사업에 나서고는 있지만, 수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실적에 기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통상 4분기가 국내선 비수기임을 고려하면, 향후 LCC들의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국내 항공사들 간에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추정되면서 본격적인 '보릿고개'에 진입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는 국내선의 계절적 비수기"라며 "아울러 수요 둔화가 예상되면서 국내선 경쟁 심화로 운임도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사진=진에어, 에어부산

■ "버틸 체력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의 위기 속에서 LCC들은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구조조정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버텨왔다. 다만, 이러한 상황도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이 만료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유급휴직을 해왔던 직원들이 무급휴직에 돌입했다. 

무급휴가에 이어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이스타항공의 경우, 지난달 600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고강도 대응에도 버틸 체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이 유상증자를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주항공의 경우, 2021년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필요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종식이 되더라도, 국제선 수요 회복 시점은 오는 2022년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당장 LCC들이 기댈 곳은 정부 밖에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LCC들이 망하지 않게 잘 살펴보겠다고 언급하면서 정부 지원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정부 혜택은 제주항공이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 규모는 약 1900억원으로, 국책은행과 P-CBO 지원 및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해 지원될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 이어 지원 자격을 갖춘 에어부산을 시작으로 에어서울,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사진=에어서울
사진=에어서울

■ 코로나 '백신'...항공업계 살려낼 구원투수 될까

최근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LCC들은 이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장 백신 운반을 위한 화물 수송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길게는 코로나 종식으로 국제선 회복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화이자의 백신이 임상 3상을 통과하더라도 부작용과 접종 전략 등을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는 돼야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선 여객 수요 회복은 이후로도 약 6개월 가량 추가적으로 걸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LCC들은 이 때까지 버틸 체력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박성봉 연구원은 "내년까지를 염두에 두고, 기안기금과 같은 유동성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