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출범 반년] 아직까지 성과는 '글쎄'.. 성장통에 끝날까
[롯데온 출범 반년] 아직까지 성과는 '글쎄'.. 성장통에 끝날까
  • 박진형
  • 승인 2020.11.0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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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쇼핑

롯데가 야심차게 내놓은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이 출범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온은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닷컴,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롭스 등 유통 계열사 7곳의 상품을 한 데 모은 통합 온라인몰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8년부터 온라인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쥐기위해 3조원을 투입, '롯데온'을 출범시켰다. 롯데그룹 전체 온라인 거래액은 11조원 규모인데, 그동안 사업부문별로 파편화 돼 있어 고객 데이터관리 및 비용 비효율화가 심했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롯데온의 무기는 '초개인화'로 요약된다.

우선 롯데멤버스 회원 3900만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원하는 상품을 알아서 추천해 주는 쇼핑 환경'을 강점으로 꼽았다. '검색'이 아니라 '발견'해서 쇼핑하는 이른바 '쇼핑판 넷플릭스'를 지향한다고 했다.

오프라인 점포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자주 찾는 매장 이벤트 정보 등도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배송도 고객의 성향과 기호에 따라서 '바로배송', '새벽배송', '선물배송', '스마트픽' 등 4가지로 세분화했다는 점도 내세웠다.

■ 코피 흘린 롯데온.. 이커머스 도전의 벽

하지만 롯데온의 존재감은 크게 두각되지 않는 모습이다. 출범 초기부터 물음표를 던지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고, 실제 롯데 내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던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결과다.

4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e커머스 앱의 월 실사용자수는 쿠팡이 9월 기준으로 1991만명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롯데온은 쿠팡의 약 4.3%에 불과한 86만명에 머물렀다. 11번가 865만명, 위메프 555만명과 비교해도 크게 밀린다.

물론 출시 초기인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이커머스에 도전장을 낸 쓱닷컴은 138만명으로 이와 비교하면 60% 수준인 셈이다.

롯데온 앱이 설치된 기기 수(안드로이드, IOS 통합)도 마찬가지. 지난달 17일 기준으로 216만대다. 쿠팡의 2269만대와 비교했을 때 10% 정도 수준인 것이다. 

고객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롯데온은 이날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사용자 평점은 5점 만점에 2.5점으로 절반이다. 이와 달리 ▲티몬은 4.6점 ▲위메프 4.5점 ▲쿠팡 4.4점 ▲11번가 3.9점 ▲옥션 3.8점 ▲SSG닷컴 3.6점 등으로 3~4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온 출범 뒤 받아들인 올 2분기 롯데쇼핑 성적표에서도 시련이 느껴진다. 매출액은 9.21% 감소한 4조459억원, 영업이익은 98.5% 추락한 14억원이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온의 총 거래액 상승 효과는 시장 성장률 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 "차별화된 경쟁력 발굴.. 새로운 트렌드 선도"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롯데온이 계열사별로 상이했던 등급제를 하나로 묶은 '통합 등급제'를 선보인 후 충성 고객들을 많이 확보했다. 롯데백화점이나 하이마트에서 구매했더라도 롯데온 실적에 반영되다 보니 반복 구매율을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롯데 계열사 7곳이 참여해 2조원 규모의 할인행사 '롯데ON세상'을 진행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마케팅으로 유의미한 고객 유입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고객의 구미를 당길 만한 혜택이다. 대표 상품인 발렌티노 카드지갑은 70% 할인해서 9만9000원, 지방시 안티고나 클러치도 같은 조건으로 19만9000원에 내놨다. 다른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최근 언택트 소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전과 식품에 대해서도 최대 80% 할인가에 만나볼 수 있다.

롯데온은 앞으로도 통합 등급제와 같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굴해 온라인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 롯데온 성장 발판은 '물류'

최근 유통업계는 모든 것이 이머커스로 이어질 만큼 온라인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분명한 건 이커머스에서 핵심은 물류라는 것이다.

롯데쇼핑도 물류에 대한 투자가 향후 방향성을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쇼핑에 기회가 열린다면 그것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행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룹 내 물류사로 롯데온과 시너지가 클 수밖에 없는 관계라는 이유에서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현재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본금을 끌어들인 후 물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렇게 되면 물류 역량이 증가해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롯데온의 성장은 롯데글로 벌로지스와의 시너지 유무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박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