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신학철의 '진심'...LG화학, 배터리 사업 분할로 더 '큰' 미래 꿈꾼다
[이슈분석] 신학철의 '진심'...LG화학, 배터리 사업 분할로 더 '큰' 미래 꿈꾼다
  • 이기정 기자
  • 승인 2020.10.3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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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의 진심이 통했다.

LG화학은 30일 배터리(전지) 사업부 물적분할과 관련한 안이 주주총회에서 승인되면서 오는 12월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LG트윈타워에서 개최된 주총에는 80여명의 주주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주총 결과, 개인투자자와 국민연금의 반대 의견이 있었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대다수 찬성표를 던지며 통과된 것으로 알려진다.

이날 주주 참석률은 77.5%로, 82.3%의 찬성표를 획득했다. 발행주식 총수는 63.7%였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 대상으로 인사말을 하고있다ㅣ사진=LG화학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주주 대상으로 인사말을 하고있다ㅣ사진=LG화학

■ 신학철 "전지 시장 경쟁 가속..."재도약 기틀 마련 필요"

신학철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이번 분할을 통해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LG화학이 글로벌 5위권의 화학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전지 산업과 관련해 성장성이 크게 전망되기도 하지만, 최근 경쟁사들과 함께 테슬라 등 완성차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신 부회장은 분할을 통해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사업 특성을 최적화시켜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분할의 구제적인 목적에 대해서는 LG화학의 100% 지분 자회사로 분할되기 때문에 자금 조달을 적기에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체적으로 창출되는 현금 재투자를 통해 성장 잠재력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신 부회장은 "LG화학이 지난 70년 간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도전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분사가 LG화학이 영속하기 위한 또 하나의 걸음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자료=LG화학
자료=LG화학

■ LG에너지솔루션, 어떤 역할할까

분사안이 승인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는 12월 1일에 공식 출범될 것으로 추측된다. 분할등기 예정일은 같은달 3일로, 자본금 1000억원으로 시작한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을 배터리 소재 및 셀과 팩의 제조·판매와 함께, 배터리 관리 전반을 다루는 회사로 육성할 계획이다.  2024년 30조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분사도 3조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시설 투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LG화학 관계자는 "기존 글로벌 공장을 중심으로 캐파를 늘리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필요한 배터리 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번 분사로 LG화학은 재무구조 부담도 덜 수 있게 됐다. 현재 LG화학의 순차입금은 약 8조원이며, 부채비율도 100%를 넘어선 상황이다. 

LG화학은 전지 사업 전망과 관련, 전기차 정책 지원 확산으로 2차 전지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LG화학은 150조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해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분할 후 IPO(기업공개)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끌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상장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기업공개까지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아직은 구체적인 것을 알 수 없다"며 "아울러, 본사가 들어서는 위치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