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아모레, '회복 시그널' 반짝...럭셔리·온라인 전략 주효
[실적분석]아모레, '회복 시그널' 반짝...럭셔리·온라인 전략 주효
  • 윤소진 기자
  • 승인 2020.10.2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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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이 중국 럭셔리 브랜드 성장과 온라인 채널로의 구조 조정에 힘입어 회복 사이클에 점차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3분기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액 1조886억원, 영업이익 560억원, 당기순이익 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으나 영업이익은 29% 상회했다. 

내수 면세 채널을 포함한 오프라인 채널 매출은 부진했으나, 온라인 채널은 전년 동기 대비 40% 수준의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전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해외 사업부문이 흑자 전환하며 전사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순이익 감소폭이 큰 것은 점포 정리에 따른 유무형 자산처분 손실 및 사용권 자산 손실 등의 일회성 요인 때문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면세 매출이 전년 대비 49% 감소해 시장 평균 대비 부진한 흐름을 유지했는데, 중국발 수요 대응에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가 채널, 브랜드 믹스 변화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다시 흑자로 돌아섰고, 유럽과 북미 실적도 점진석 개선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 포트폴리오 재정비 속도...디지털 전환 집중으로 실적 반등 기대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 기간 실적 타격이 컸으나, 채널 구조조정과 브랜드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속도를 내며 실적 반등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의 영향 및 채널 재정비로 인해 면세, 백화점, 로드숍 등 오프라인 채널의 매출이 하락하며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이에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알리바바 등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성장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3분기에는 디지털 마케팅 강화로 인한 이커머스 채널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럭셔리 브랜드 온라인 매출이 고성장하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 브랜드도 라이브 커머스를 활용해 이커머스 채널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설화수가 인도 ‘나이카(Nykaa)’에 입점하고 에뛰드가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멀티브랜드숍 채널에 입점하는 등 시장 다변화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3분기 이커머스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순수 국내 온라인 채널 매출 역시 2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마케팅비 집행에 따른 비용 부담은 존재하나, 오프라인 비수익 매장 정리와 디지털 전환 등 채널 구조조정에 따른 마진 개선 효과는 점진적으로 가시화 될 전망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정비 부담이 낮은 온라인 위주로 유통 구조가 재편되고 있어 광고비 금액도 전년대비 약 300억원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로 침체된 화장품 시장 극복을 위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력하고, 새로운 컨셉의 혁신 제품도 지속 선보일 것"이라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마케팅을 통해 실적 개선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 중국 중심으로 아시아 실적 회복세...럭셔리 성장 고무적

해외 사업은 매출액 4232억원, 영업이익 197억원, 영업이익률 4.6% 기록했다. 중국 매출액은 채널 재정비 영향 때문에 현지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으나, 설화수 매출 비중 증가와 채널 구조조정 효과로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했다. 

설화수는 국내외 경쟁 브랜드와 유사한 수준으로, 매출액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확대됐다. 이니스프리는 매장 수가 520개로 축소됐으나, 온라인 채널에서는 전년 대비 10% 성장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어 긍정적이다. 중국은 설화수, 마몽드가 판매 호조를 보였고 온라인 매출 비중도 45% 확대됐다. 과거 라네즈와 이니스프리 위주 성장에서 럭셔리 주도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설화수 의 온라인 성장류은 80% 이상을 달성했다.  이어지는 광군제 관련 성과도 주목된다.

나 연구원은 "수익성 높은 면세점 회복이 실적 반등의 핵심"이라면서 "순수 내수에서 뚜렷한 히트 브랜드가 없기 때문에 면세와 중국 모두 설화수의 고성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해외 면세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홍콩 입점 매장 부진 지속에도 중국 하이난 면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세자리 수의 높은 성장세를 시현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하이난 면세 시장은 2020년 7월을 시작으로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하이난 시내 면세점 대부분에 설화수, 라네즈, 이니스프리가 입점되어 있어 하이난 면세 시장 성장에 따른 실적 기여가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한 연구원은 "북미 사업 부문의 경우 브랜드는 라네즈, 이니스프리 위주의 성장 전략을 유지하되 이니스프리 직영몰로의 채널 전환 및 고정비 부담이 높은 대형 매장 철수로 2020년 이후로는 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도 "연말까지 오프라인 매장 효율화가 일단락되면서 중국 내 이니스프리 매출 방향성도 전환될 시점이 머지 않았다고 판단된다"면서 "아시아 전반적으로 마케팅비의 효율적인 집행과 채널의 믹스 변화로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중국 디지털과 면세 채널 위주의 매출 및 이익 개선세가 4분기부터 부각되어 회복 사이클의 초입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윤소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