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기획]세대교체 본격화...젊어진 한국재계
[이슈기획]세대교체 본격화...젊어진 한국재계
  • 박환의 기자
  • 승인 2020.10.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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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l 연합뉴스

재계의 1·2세 시대가 가고 다음 세대로의 경영권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은 재작년부터 유독 많이 별세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신경호 롯데 창업주, 이건희 회장까지 한국 경제의 기틀을 다졌던 기업가들이었다.

한국 경제의 큰 별들이 지면서 재계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경영권자를 찾게 됐다.

■국내 4대 그룹 모두 3,4세 경영 시작

이 회장이 쓰러진 지난 2014년 5월 이후 사실상 삼성 총수 역할을 수행했던 이재용 삼성성전자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총수가 됐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14일 올해 82세의 정몽구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신임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를 이어받았다. LG그룹은 2018년, 3대 회장인 구본무 전 회장이 별세하며 장남 구광모 회장이 그룹 총수에 올라 4세 경영의 개막을 알렸다. 

최근 2년간 4대 그룹 중 3곳의 총수가 교체됐다. 4대 그룹은 1960~1970년대생의 총수들이 경영을 하게 됐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은 1998년 회장에 오른 2세대 경영인이다. 하지만 SK그룹 창업주인 최종건 회장과 부친인 최종현 회장에 이은 3대 회장으로 4대 그룹 총수간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세대 교체로 기업 간 교류 활발

이들 젋은 총수의 달라진 경영 스타일로는 기업간 교류가 꼽힌다. 선대 그룹 총수들이 기업을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서로 견제했다면, 3·4세대 총수들은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서슴치 않는다.

삼성과 현대의 교류가 대표적이다. 지난 5월, 삼성SDI 사업장에서 이뤄진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만났다. 재계 1,2위로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해 온 양사 최고 경영진의 만남은 이들의 선대에는 드문일이었다.

두 회사는 삼성의 1995년 자동차 사업 진출이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에서 자동차 사업을 포기했음에도 양사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현대차가 전기차 배터리를 LG화학, SK이노베이션에서만 공급받았던 것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의 만남은 이런 관계를 끊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 관계자에 따르면 젊은 총수들은 실제로 친목 도모를 위한 비공식 모임을 갖고 긴밀히 소통하며 재계현안을 논의한다고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세대교체 바람 불어

한진그룹 3세대인 조원태 회장(45)은 지난해 4월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직후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은 지난달 아들 정용진 부회장(53)과 딸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49)에게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하며 세대교체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증여 이후 정 부회장은 이마트, 정 총괄사장은 신세계백화점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CJ그룹은 최근 올리브영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를 진행했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30)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장·부사장(37)을 사장·대표이사로 승진시키며 경영권 승계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부사장(38)이 그룹 선박해양영업본부 대표,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 지주사 경영지원실장 등을 겸임하며 그룹의 신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LS그룹에서는 구자열 LS그룹 회장 장남인 구동휘 전무(38) 등 3세들이 모두 지난해 말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다.

 

[비즈트리뷴=박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