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분석] 하나금융지주,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요인은?
[실적분석] 하나금융지주,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요인은?
  • 김민환 기자
  • 승인 2020.10.25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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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지주가 전 계열사 실적 호조에 힘입어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2분기 이은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7601억원을 기록했다.  작년동기 대비 9.1%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 10.3%(711억원) 늘어난 성적표다. 시장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호실적 요인은 비은행 부문의 약진으로 평가된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31.3%에 달했다. 

하나금융의 주요 비은행 관계사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보면, 하나금융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36.2%(766억원) 증가한 2880억원, 하나카드가 전년동기 대비 129.6%(646억원) 늘어난 1144억원과 하나캐피탈이 전년동기 대비 65.2%(501억원) 상승한 1271억원 등을 거뒀다. 하나같이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전 부문, 전 계열사 실적 호조

하나은행은 3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1조 65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1369억원)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의 주요 일회성 이익인 명동사옥 매각이익 소멸에 기인한 것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59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3%(830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3조 9909억원)과 수수료이익(5568억원)을 합한 은행의 3분기 누적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3%(2019억원) 감소한 4조 5477억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수수료이익 증가로 3분기 누적기준 전년동기 대비 36.2%(766억원) 증가한 2880억원의 연결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에 따라 전년동기 대비 129.6%(646억원) 상승한 1144억원의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하나캐피탈은 금리성 자산 증대에 따른 이자이익 성장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65.2%(501억원) 증가한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1271억원을 시현했다. 하나생명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49.1%(85억원) 증가한 257억원, 하나자산신탁은 전년동기 대비 37%(178억원) 늘어난 657억원의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하나금융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한 또다른 배경은 코로나 대비 충당금 전입 580억원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낮았던 대손비용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자·비이자·판관비·대손충당금 등 모든 부문이 양호했고, 은행·금투·캐피탈·카드 등 계열사들의 실적도 거의 전부 개선되는 모습"이라며 "원화 강세에 따른 비화폐성 외화환산익 410억원이 있었지만 선제적으로 RC값을 조정해 코로나 대비 충당금을 580억원이나 추가 적립하고도 시장기대치를 크게 웃돈 실적이었다는 점에서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4분기 중 보수적이고 선제적인 대규모 추가 충당금 적립과 비용효율화를 위한 희망퇴직 실시 등을 가정해도 올해 연간 추정 순익은 약 2조4000억원~2조5000억원에 달해 KB금융과 함께 은행중에서 유일하게 증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계열사별 실적은 은행 +36% YoY(본점 매각익 제외), 증권 +97% YoY, 카드 +204% YoY, 캐피탈 +44%YoY으로 주력 자회사가 모두 호실적을 기록했다. 신용카드 수수료와 증권 브로커리지 및 IB수수료 등 비은행의 핵심이익이 견조한 증가를 이어간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하나금융지주 본사 전경
하나금융지주 본사 전경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년동기 4,477억원의 사옥매각이익이 반영되었고 FX환산손실 844억원이 반영되었던 기저효과 때문에 (-)로 나타났을 뿐이며, 이번에 발생한 FX환산이익 409억원은 이미 추정에 반영되었다"며 "유가증권 매매평가이익이 호조세를 보인 것도 실적 서프라이즈에 영향을 미쳤지만, 코로나19 관련 579억원의 추가충당금을 반영했음에도 신용손실충당금 적립액이 1,728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NIM이 4bp나 하락한 것은 부담이지만, 분기중 원화대출이 7.7조원 증가하면서 핵심예금 증가 2.7조원을 크게 상회한 것을 감안하면 특이한 현상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오히려 분기중 원화대출이 3.4%의 고성장세를 보였음에도 CET1비율이 12.07%로 소폭이나마 개선된 것을 높게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나금융은 아직 바젤3 신용위험경감 조기반영분을 반영하지 않았는데, 반영할 경우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CET1비율이 90bp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중한 분기배당

하나금융지주는 23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향후 분기배당을 검토하냐는 질문에 이후승 하나금융지주 재무총괄(CFO) 전무는 "분기배당이 긍정적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외 경제환경에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어 빠른 시일 내 분기배당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기배당과 관련해 공식적인 논의나 진행되고 있는 절차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종료 이후 타사처럼 정관변경 등 내부절차를 거쳐 분기배당을 실시할지 심각하게 고려해보고 경영진과 이사회와 충분히 논의하겠다"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주가 회복을 위해서도 분기배당 같은 탄력적인 정책을 시행할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4분기에도 경기 위축 등에 대비해 충당금 추가 적립 여부에 대해서는 "4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충당금을 오히려 3분기보다 더 많이, 충분하게 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도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예상치를 상회한 분기 실적을 적용하고, 향후 수수료이익 및 대손비용 전망치를 조정해 2020년 EPS를 +6.4%, 2021년 EPS를 +4.4% 조정한다. 이에 따른 목표 PBR 상승으로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9% 상향한 4만7000원으로 제시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전년 수준의 배당성향 유지를 가정할때 기말 DPS는 1,700원, 기말 배당수익률은 5.2%로 기대한다. 향후 3개년 기대 ROE 7.8% 대비 12mf PBR 0.30배의 현 주가는 저평가 상태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김민환 기자]